김지현·충남본부 기자

"나 때는 말이야. 학교 다닐 때 선생님한테 몽둥이로 두들겨 맞고 그랬어."

그렇다.

기자가 중학교에 다닐 2010년 무렵까지만 해도 교내 체벌이 가능했다.

심지어 기자는 당시 사립학교에 다녀 인근 공립학교보다 더 강한 체벌을 경험했다. 체벌의 도구와 방식도 다양했다. 눈 밑 살을 꼬집어 눈물이 나게 하는 일명 ‘용의 눈물’. 나무 막대기를 검정 테이프로 감은 ‘블랙봉’. 축구장 8바퀴 반을 쉬지 않고 달리는 ‘일만미터’

당시 선생님은 학생이 잘못을 하면 다양한 체벌로 다스리는 존재였다. 이 때, 그러니까 ‘나 때’는 수업시간에 교단 위에 눕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12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교사들은 학생과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처신하기에도 바쁘다.

충남의 한 교사는 "학생과 문제가 생겨 아동학대법으로 고소를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며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말이나 행동을 항상 조심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학생이 잘못을 해도 고소를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 피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교사가 교사다울 수 없는, 학생이 학생다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나 때가 맞고 지금이 틀리다는 말이 아니다.

과거의 체벌을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것은 더욱 아니다.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과거 있어왔던 불합리한 체벌, 학생 인권에 대한 억압은 사라지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교사가 학생에게 옳고 그름을 알려줄 수 있도록, 학생이 교사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

학생의 인권이 보장되는 것처럼 교사의 권위와 권력도 회복돼야 교사의 교권이, 나아가 학생의 학습권이 안전하게 보장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체벌 외에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학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믿고 존중하며 지식과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요람이 돼야 한다.

많은 이들의 고민과 의견이 모여 교사가 교사다운, 학생이 학생다운 학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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