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WMC 역할’ 세미나
김영환호 예산 등 지원 중단
"개정안 통과해도 이전 불가피"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충북도가 내년부터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운영비·사업비 등 지원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청주에 본부를 둔 WMC 사무국의 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WMC는 ‘무예 세미나’를 열고 WMC 국비 지원 근거 등이 담긴 전통무예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역설했다. 아직까지는 세계무예마스터십 존폐가 아닌 WMC 사무국 이전 여부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경기 광명갑)과 이장섭 의원(청주 서원)이 주최하고 WMC가 주관한 ‘한국 무예 진흥을 위한 WMC의 역할’을 주제로 삼은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시종 WMC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WMC는 GAISF(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와 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WADA(세계반도핑기구)의 회원"이라며 "제2의 K-스포츠 역시 무예에서 나올 것이며 WMC는 우리 무예가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이 의원은 환영사에서 "지자체를 중심으로 국제적 지위를 확보한 WMC의 성과는 우리 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고 했고, 임 의원은 "WMC에 대한 법률적 지원근거 부족으로 인해 사무국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1, 2회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치른 WMC 사무국이 앞으로도 청주에 소재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영환 충북지사는 지난 7월 25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무예마스터십 관련 모든 일정과 행사에 도의 예산과 인력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 충북도는 2023년 예산에 무예관련 도비 35억원(WMC 몫 16억원)을 반영하지 않았다. WMC에 파견된 도청 직원 3명 중 2명도 이달 복귀한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서면 축사에서 "국내에 WMC 사무국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중국이나 일본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논의돼 다행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개정안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개정안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전통무예 진흥을 위해 WMC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도록 함’이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주제발표에서 백성일 WMC 사무총장은 "최근 8기 충북도청의 지원 중단 선언으로 인해 WMC 조직이 국제적 신뢰를 잃거나 최악의 경우 다른 국가나 도시로 사무국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합토론에서는 박주희 ISF(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 사무총장이"국제 스포츠기구를 유치 및 설립할 때 맺은 양해각서 등의 협의 사항 미이행으로 국제스포츠사회에서 신뢰도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고 내다봤고, 김승 구미대 교수는 "개정안을 부정하는 것은 반무예 매국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장 문턱을 넘더라도 WMC 사무국 이전은 불가피해 보인다. ‘김영환호’(號)가 이미 지원 중단을 실행하고 있고 특히 무예마스터십 존속에 회의적인 일관된 입장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개회식.  사진=WMC제공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 개회식.  사진=WMC제공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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