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정기 기자] 2017년 7월 16일 거센 호우가 쏟아진 증평 보강천. 순식간에 하상 주차장까지 들이닥친 물살은 주차된 승용차와 화물차 64대를 삼켰다. 피해 차량의 약 80%가 화물차였다.

이날 침수 피해로 고심 끝에 증평군은 2019년 3월부터 3년 넘게 보강천 하상 주차장을 굳게 닫고 있다. 이러한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해 온 하상 주차장이 전향적으로 개방될 가능성이 커졌다.

군이 최근 개방 여부를 놓고 공청회를 연 가운데 찬반 목소리가 극명하게 과열될 거라는 우려와 달리 참석자 대부분이 찬성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주민 간의 앙금이 깊어지지 않아 다행이긴 하나, 더는 반대만 외쳐댈 게 아닌 폐쇄로 몸살을 앓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어린 걱정을 나타내는 주민의 울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관(官)이 아닌 민(民)이 한 발짝 양보한 모양새다. 눈에 띄는 점은 찬성하는 이들 대다수는 ‘장마철 재침수’와 ‘특정인을 위한 점유물’, ‘혈세가 또 지출되지 않을까 하는 강한 우려’ 등을 전제로 했다. 일방적인 찬성 의견이 수렴됐다기보단 여러 전제조건이 달렸다. 따라서 군은 이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오래전부터 누적된 부정적인 여론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잘못 끼운 첫 단추로 인해 후유증을 남겨서는 안 된다. "얕은 내도 깊게 건너라"라는 말이 있다.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 특히 활용방안에 초점을 맞춘 더욱 깊이 있는 의견 수렴 등이 주안점이 돼야 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는 바로 이재영 군수의 ‘군민 중심 새로운 미래 증평’ 군정 비전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적극 행정이 곧 공감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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