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영 한서대학교 항공융합학부 교수

19세기 말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왕립학회 회장 Kelvin 경은 공기보다 무거운 비행 기계는 공중 비행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과거를 근거해 미래를 예측하는 방식으로는 몇 년 뒤에 세상을 바꾼 무거운 비행체의 운항을 상상할 수 없었음을 시사한다.

현재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예측하기도 어려웠지만 향후 종식 여부도 각종 변이가 생기는 등 불확실하다.

오늘날 세계는 급변하는 환경과 전례 없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여 미래의 불확실성만 예측되는 상황으로 위험 관리가 불가능한 세상으로 변해 가고 있다. 모두가 단기적 생존에 초점을 맞출 뿐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심적 불안함도 느끼고 있다.

최근 자료에서 미국 공항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사례를 보았는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항시설 개선을 통해 이용객의 불안을 완화했다는 내용이다. 미국 남부 텍사스 주의 달라스 국제공항에서 이용객 만족도를 조사했는데, 탑승 수속을 마친 승객들은 대부분 항공기 탑승구 주변에 대기하면서 쇼핑과 식사를 하거나 유리창 주변 좌석에 앉아 휴식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때 공항 밖을 전망하거나 노트북, 모바일 기기를 조작하는데 햇빛 때문에 눈부심과 열이 발생하여 불편이 있고 공간 활용도 제한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유리창을 스마트 유리(smart glass)로 교체하여 효과를 보았고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항 이용객과 직원들의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공항 청사 내에 햇빛의 살균 효과를 활성화하고 실내 공기에 대한 정보를 유리창에 표출하여 고객 만족은 물론 유리벽 공간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연초에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조치 완화로 경제 활성화와 벼랑에 몰린 항공산업의 빠른 회복을 기대했지만 여러 면에서 답답하다. 여행객들은 정부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막상 여행을 하려면 여전히 불안하다. 아직도 감염자가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할 뿐 아니라 변이까지 생기는 상황이고 해외여행은 국가 간 이동이기에 불안이 더 크고 여행 중 감염이라도 되면 의료 뿐 아니라 추가적인 기간이 소요되고 경제적인 부담도 생겨 난감한 경우를 당하게 된다. 따라서 필자는 여행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공항을 비롯한 관련 시설 등에서 방역에 대한 이용객의 불안을 완화할 수 있어야 여행이 보다 활성화되고 정책의 실효성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미국 공항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는 우선, 이용객들의 불안을 진지하게 생각하여 햇빛의 살균 작용을 활용하는 방법이 친근함과 진정성을 느끼게 하였고 무엇보다 과학적인 효과 이전에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었다. 실제 이용객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불안 완화와 신뢰 회복에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위생적이고 안전한 시설이라는 이미지 구축과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방식이어서 시의적절하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예측은 어려워 불안하기만 하다. 다시 한 번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과 올바른 대처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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