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수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장

어느덧 3년째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감기라는 영화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인류가 멸망을 한다면 바이러스에 의해서 일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몰려드는 시기였다. 남녀노소 모두가 위험에 직면해 있지만, 특히 신체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의 치사율이 높아 시니어세대의 두려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디지털기술을 더욱 폭넓게 활용하고 비대면사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즉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와 기술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를 활용하기 어려운 시니어세대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또 하나의 어려운 장벽이 되어 사회적으로 이들을 더욱 소외되고 고립시키는 역기능을 초래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민원창구에서 단순한 입출금이나 계좌이체를 위해 장시간 대기하면서 기다리는 민원인은 대부분 고령층이다. 집에서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지만 핵가족화로 노인들이 1인 가구인 경우가 많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웃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확인이 가능해야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가능했던 시기에 3차 접종까지 마쳤지만 접종증명서를 깜빡 집에 두고 왔거나, 스마트폰에 예방접종 확인을 위한 어플 설치와 이용을 모르는 고령층은 식당 앞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많았다. 카카오택시 등 택시 어플을 이용 택시 예약을 못해서 몇 십분씩 도로에서 택시를 기다리거나, 영화관이나 휴게소, 음식점 등에 설치된 키오스크 앞에서 사용방법을 몰라서 영화관람이나 식사주문을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연령층이 대부분 노인들이다.

인터넷 쇼핑이나 배달 앱을 사용하고 싶지만 신용카드를 이용하며 보안인증을 수차례 거치면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사용을 모르는 고령층은 버스를 타기도 어렵고, 비대면 KTX예매도 불가능하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는 단순히 불편한 것을 넘어 생존의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편으로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이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도 컴퓨터나 스마트폰 활용능력을 요구하는 곳이 많아서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21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고령층인 시니어세대의 디지털정보화 활용 수준이 일반인국민과 비교해서 69.1%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장애인( 81.7%)이나 저소득층(95.4%), 농어민(78.1%)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서 노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수요대비 부족한 실정이다. 필자가 관장으로 있는 종합사회복지관에서 키오스크 교육과 컴퓨터 및 스마트폰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한 결과, 예전과 다르게 최근에 시니어세대의 신청자가 많아 참여하지 못하고 대기하고 분들이 너무 많다. 강좌를 추가 개설하였음에도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청자가 많다. 교육을 더욱 확대하고 싶어도 장비 부족으로 인하여 한계가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노인들은 난민이 되었다. 대전시 차원에서 시니어세대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여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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