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흠집·낙과로 상품성↓
정상상품과 맛차이 없고 저렴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 늘어

▲ 한 대형마트에서 못난이 상품을 20~50% 할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권혁조 기자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못생겼어도 똑같은 음식재료잖아요. 물가가 오르면서 장을 보러 마트에 올 때는 저렴한 상품이 많은 마감 시간이나 못난이 상품을 먼저 찾습니다."

고물가에 서민들의 식재료비 부담이 늘면서 소위 ‘못난이 상품’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외관상 사소한 흠집이 있거나 낙과 등으로 상품성이 떨어진 상품이지만 정상적인 상품과 맛의 차이가 없고, 20~50% 정도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대형·식자재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에 못난이 상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최근 조사한 ‘장바구니 물가 정보’를 보면 청상추 100g은 1430원 수준으로 전주대비 21%, 전년대비 32% 올랐다.

1년전과 비교해 파(64%), 무(46%), 청양고추(30%), 양파(22%) 등의 가격도 상승했다.

폭염과 집중호우, 재배면적 감소 등으로 산지 출하량이 줄어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

상황이 이러하자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할인 상품이 많은 마감시간에 마트를 찾는 고객들이 최근 20%가량 증가한 것 같다"며 "못난이 상품은 매일 판매 물량이 달라지는 데 불과 몇 분 만에 모두 팔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못난이 상품’으로 음료·샐러드를 만들어 판매하는 ‘푸드 리퍼브’ 매장도 눈길을 끌고 있다.

농민들은 상품성이 낮은 못난이 과일·채소를 판매하며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고, 소비자들은 평균 30%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음료 등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푸드 리퍼브14 이명원 대표는 "학생들의 얇은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대학 내에서 못난이 상품을 주 재료로 사용하는 사업을 시작했다"며 "최근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가격에 손님들이 증가하면서 체인점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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