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서예이야기 <506>

교자채신(敎子採薪), 한자대로 보면 ‘자식에게 나무하는 법을 가르치다’라는 뜻인데, 보통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라’라는 그러니까 대신 해주지 말고 직접 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가르쳐라 라는 뜻으로 볼 수 있는 고사성어(故事成語)다.

교자채신(敎子採薪)의 고사(古事) 출전(出典)은 당(唐)나라 때의 학자 임신사(林愼思)가 지은‘속맹자(續孟子) 송신(宋臣) 편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하루는 맹자가 송신에게 ‘그대의 왕은 백성들에게 어떻게 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송신이 ‘잘 어루만져 주며, 흉년이 들면 창고를 열어 식량을 지원하고, 추위에 떨면 비단을 풀어준다’라고 답했다.

일견(一見), 왕이 어짐으로 백성들을 살피는 것이나, 맹자는 그대들의 왕은 노(魯)사람만 못하다.

노나라 사람은 어느 날 아들에게 땔감을 해오라면서 물었다.

"우리 집으로부터 백 걸음 떨어진 산에서 해오겠느냐. 그러면 백 리 떨어진 깊은 산속에서 해오겠느냐?"

아들은 당연히 가까운 산에서 해오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의 나무를 해오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멀리 떨어진 깊은 산에는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데다 임자도 없어 누구나 나무를 해올 수 있으니, 먼저 그곳부터 해온다면 집 근처의 산에 있는 나무가 남아 있어서 우리는 땔감 걱정을 안 해도 되지 않겠느냐?"

아버지의 깊은 뜻을 깨달은 아들은 먼 산으로 나무를 하러 떠났다.

성어(成語) 교자채신(敎子採薪)은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무슨 일이든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처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해야할 고사성어중 하나가 바로 교자채신(敎子採薪)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는 가르치는 쪽이나 가르침을 받는 쪽 양쪽에 해당하는 말이다. 당장 눈앞에 놓인 쉬운 길만 택하지 말고 대기만성(大器晩成)의 미래를 위한 근본적인 방법을 강구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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