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25%→2.50%로 올려
고물가·고환율 대응 불가피
美 행보따라 추가 인상 전망
주담대 금리 연말 7% 가능성
"8개월 새 월이자 40만원 늘어"
대출이자 부담에 지역민 울상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4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이자 부담이 늘어난 충청권 지역민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존 연 2.25%이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린 2.50%로 인상했다.

지난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사상 처음 4회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한 데다가 고환율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 위험성이 커져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되었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 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어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정책 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국내 경기의 하방위험이 커지고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달 또 다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된 경제전망을 내놓고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기존 4.5%에서 5.2%로 올려 잡았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2.7%에서 2.6%로 낮아졌다.

올해 한은이 한 두 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신용대출 금리와 주담대 금리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늘어난 가계대출에 대한 이자 상환 우려가 크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5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5월 기준 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총 74조 9391억원이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1.0% 오른 수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잔액은 39조 25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5.4% 늘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 이후 주담대 변동 금리는 최고 연 6%대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10월과 11월 두 번의 금통위 회의가 남은 가운데 연말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대에 다다를 가능성도 적잖은 상황.

주택담보대출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지역민들 사이에서는 크게 뛰어 오른 대출 이자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강모(39) 씨는 “8개월 전 3.45%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을 때 이자 부담은 91만원 정도였는데 이달 들어 납부해야 할 이자가 131만원으로 껑충 뛰었다”며 “아내의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 사실상 외벌이로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 나날이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여름휴가도 집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2.8.25 [사진공동취재단]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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