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드라마보다 더 설렌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다. 감정이입이 잘 되니 과몰입하게 된다. 남의 연애인데 내 연애만큼 진심이 된다. 바로 ‘연애 리얼리티’ 이야기다. 요즘 TV가 사랑에 빠졌다. 그야말로 연애 예능 대홍수 시대다. 관련 예능만 15개가량 된다. 이런 과열 양상에도 화제성만큼은 최고다. 출연하는 일반인들도 거의 연예인처럼 인기를 몰고 다닌다. 잘 되니 따라 하고 잘 되니 또 만든다. 과거 예능 ‘장미의 전쟁-산장미팅’이나 ‘짝’도 떠오른다. TV가 설렘을 팔고 썸을 권한다. 우리는 ‘사랑’을 시청한다. 남의 연애사에 울고 웃는 기묘한 상황이다.

☞연애 리얼리티라서 다 같진 않다. 대부분 함께 생활하며 짝을 찾아가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출연진·포맷이 정말 다양하다. 우선 화제의 연속인 ‘나는 솔로’가 있다. 과거 ‘짝’의 제작진들이 만들어서인지 비슷한 구석이 많다. 솔로 남녀들이 가명을 사용하고 기수제로 운영하며 짝을 찾는다. 또 이혼한 남·여의 썸을 그린 ‘돌싱글즈’가 있다. 다소 파격적인 예능도 많다. 이별을 고민 중인 네 커플들이 짝을 바꿔 데이트하는 ‘체인지 데이즈’가 있다. 또 성소수자(남자)의 썸을 그린 ‘남의연애’가 있다. 그리고 내가 요즘 푹 빠진 ‘환승연애’가 있다.

☞‘환승연애’는 이별한 연인(X라 지칭)이 함께 출연한다. 그렇게 ‘과거 커플’들이 서로가 X임을 숨긴 채 생활한다. 출연 목적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과거 연인과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나왔다. 또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연인을 만나러 나왔다. 한 집에서 생활하며 썸을 타는 건 앞의 예능들과 유사하다. ‘환승연애’는 거기에 ‘전 연인’까지 함께 있는 셈이다. 출연자들은 매번 ‘당신의 X는 당신을 선택했습니다/선택하지 않았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받는다. 썸도 타야 하고 전 연인의 썸도 지켜봐야 한다. 감정 소모가 클 수밖에 없다. 이별한 뒤 전 연인이 행복하길 바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내 눈앞에서’ 행복하길 바란 건 아니다. 알고 나와도 막상 보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연애 예능’ 인기엔 이유가 있다. 출연진들이 대부분 ‘비연예인’이다. 그러다 보니 솔직하다. ‘연기’ 대신 ‘연애’를 한다. 울고 웃는 것도 정말 ‘리얼’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의 연애를 대입하게 된다. 또 결말이 어찌 될지 추측하는 재미가 있다. 누가 최종 커플이 될지는 늘 궁금하다. 그리고 예능을 ‘함께 보는’ 다른 시청자들이 있다. 커뮤니티에서 시청 소감을 공유하는 것이 또다른 재미 요소다. 다만 경계할 것은 있다. 연애 예능은 지상파를 넘어 OTT·케이블방송에서도 편성한다.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또 사생활 검증이 안된 일반인 출연진이란 점도 ‘위험 요소’다. 이런 점을 주의하되 설레는 건 자유다. 싸움 구경만큼 연애 구경도 재밌다

김윤주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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