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하나은행 신방동지점 VIP PB 팀장

내 집 마련 준비를 할 때 출퇴근이 용이한지, 편의시설이나 종합병원이 가까운지, 자녀들의 학원은 가까이에 있는지 등의 거주환경 못지 않게 어떤 대출상품을 이용해 부족 자금을 마련할지도 중요한 결정 요인 중의 하나다.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을지,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을지도 당시의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7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달보다 0.52%포인트 높아지면서다. 이달 16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7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연 2.9%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영향이 시중은행 대출금리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2010년 1월 신규취급액 코픽스가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 12년 6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며, 2013년 3월 (2.85%)이후 9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각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17일부터 상향조정 되기 시작하며 일부 시중은행의 금리 상단은 이미 6%대를 넘겼고 7%대를 바라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조금은 줄어들긴 했지만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긴축정책을 이어가고 있고,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3번 남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연속으로 인상한다면 최대 7%까지 높아질 수 있다. 7월 코픽스가 급등한 이유는 시중은행들의 경쟁적인 수신금리 인상에 있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수신금리를 조정하는데 5대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중 하나은행은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신한은행은 25개 예적금상품의 기본금리를 최대 0.7%포인트 높였다. 새정부 들어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이 커지면서 22일부터 시작된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차이) 공시제를 염두해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크게 올리고 있는 분위기여서 주담대 보유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동금리 대출금리의 상승 분위기 속에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와 국민, 기업, 농협, 신한, 우리, 하나은행(6대은행) 사전안내사이트를 통해 17일부터 신청 자격과 방법 등을 안내하기 시작해, 신청 및 접수는 내달 15일부터 받는다. 이번에 출시되는 우대형 안신전환대출은 시세 4억원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변동금리대출을 받은 부부합산연소득 7000만원 이하의 1주택자로 한정되고, 대출금리는 만기(10,15,20,30년 중 선택)에 따라 3.8~4.0%를 적용 받는데, 연소득 6,000만원이하 청년 차주는 3.7~3.9%까지 추가 감면을 받는다. 기존 주담대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될 예정이며 대상자 선정은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결정되니 선착순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여 서두를 필요는 없다. 다만 지난 2015년과는 다르게 시중은행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도 안심전환대출 대상에 포함되니 사전확인을 통한 신청이 필요해 보인다.

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시기인 만큼 기존에 가입했던 확정금리예금·저축보험 상품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높은금리로 바꿔타기가 하나의 재테크수단이 된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갖고있는 대출의 보유기간, 상환스케줄에 따른 금리재점검도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