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묵 대전시 자치분권국장

‘역사를 통해 미래를 배운다’는 말이 있다. 학창시절 역사 시간은 재미없고 지루했지만 우리가 배웠던 역사 속의 반목과 갈등, 사건·사고들은 언제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의 경험상 모두 알고 있다. 대전지역에는 3·8민주의거의 역사가 있다. 1960년 3월 대전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고등학생 1600여명이 자유당 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항거해 거리로 나섰던 지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다.

대구 2·28 민주운동, 마산 3·15의거와 함께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 2018년 충청권 최초로 국가기념일로 지정되기도 했다. 최근 지역의 역사인 3·8민주의거의 정신과 가치를 알리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3·8민주의거를 담은 지역 독립영화 ‘대전, 1960’이 미국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 국제영화제와 스페인 마르베아 국제영화제에 공식 경쟁작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전, 1960’는 대전시와 지역 방송사가 함께 만든 다큐멘터리 ‘기억의 봄, 3월 대전’에 삽입된 영화로 3·8민주의거의 생생한 역사적 사실을 담기 위해, 실제 의거에 참여했던 분들의 기억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달 초에는 지역 소재 은행에서 3·8민주의거 기념사업회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자유 정의를 위한 순수한 열정"을 기리며, 3·8민주의거의 정신 확산시키기 위한 기념사업에 대한 지원이었다.

대전시 역시 3·8민주의거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시대적 정신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중앙정부와 함께 매년 3월 8일 국가 기념식을 거행하고, 3·8민주의거 아카이브 구축을 통해 역사로 남길 기록들을 수집·정리하고 있다. 또 3·8민주의거의 초·중등 역사 교과서 수록 추진과 함께 3·8민주의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장이자 충청권 민주주의의 상징적 공간이될 3·8민주의거 기념관 건립도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건축 공사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3·8민주의거의 역사를 기록하고 배우는 이유를 명확히 아는 것이다.

3·8민주의거의 정신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계승해 민주의거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전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대전시가 앞장서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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