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대전·세종·충남 저축성예금 잔액 75조 6371억
전월보다 1조 1398억원·전년 동월보다 10.4% 증가
부동산 투자 심리 위축으로 목돈 은행권 이동 가속
한은, 내주 ‘베이비스텝’ 무게… 예금금리 4%대 눈앞

은행. 사진=연합뉴스.
은행.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충청권 목돈이 은행에 쌓이면서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2022년 5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5월 말 기준 대전·세종·충남 저축성 예금 잔액은 총 75조 6371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 1398억원 증가했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10.4% 오른 수치다.

요구불예금(이자율의 희생 없이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의 경우 정부가 지급한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등으로 5월 말 잔액(25조 9828억원)이 1년 새 29.9% 늘었다.

지역별 저축성 예금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대전지역 5월 저축성 예금 잔액은 37조 6044억원이며 1년 전보다 9.3% 증가했다.

충남은 저축성 예금은 1조 579억원 증가한 24조 350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8% 늘어난 것.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고 부동산 투자 심리가 수직 낙하하면서 갈 곳 잃은 자금이 안정적인 예금에 쏠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한 가운데 다음주 중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5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물가 상승과 함께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스테그플레이션 위기감도 높아져 기준금리를 현 2.25%에서 0.25%포인트(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계속해서 금리가 오르자 지역 금융권도 앞다퉈 예금 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수신 경쟁에 한창인 모양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앞서 한은의 ‘빅스텝’ 이후 예금 금리를 최대 0.9%p 상향 조정했다.

현재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금 최고 금리는 세전 연 3%대로 형성돼 있다.

지역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인상분만큼의 예금 금리가 반영되기까지 최소 2~3일 정도 시간이 걸렸는데 요즘은 은행끼리도 경쟁이 붙다 보니 하루면 정해지는 추세”라며 “고객들의 예금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어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투자와 소비가 줄어들고 돈이 회전하는 속도가 떨어지면 결국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박유석 대전과학기술대 금융부동산행정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은 곧 유동성을 줄이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뜻인데 과도한 금리인상으로 ‘돈맥경화’가 온다면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도 있다”며 “과도한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지면 오히려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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