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일 밤과 11일 오전 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충남 보령시 주교면의 농경지가 침수돼 있다. 2022.8.11 [보령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0일 밤과 11일 오전 사이 내린 집중호우로 충남 보령시 주교면의 농경지가 침수돼 있다. 2022.8.11 [보령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8일부터 쏟아진 집중호우 기간에 문화재도 수마를 피해가지 못했다. 곳곳의 문화재가 크고 작은 수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중히 보호해 후대에 물려줘야 할 유산이기에 더 안타까움이 남는다. 워낙 일시에 비가 많이 온 터라 지반이 물러지면서 유적들이 수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 혹여 관리소홀로 인한 피해는 없는지도 살펴볼 일이다. 문화재는 한번 훼손되면 원형복구가 매우 어렵다. 예방에 철저를 기해야 하는 까닭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번 집중호우로 직접 피해를 입은 문화재는 12곳, 간접적인 피해를 본 문화재는 46곳이나 된다. 직접 피해를 당한 문화재 중에는 충남 3건과·대전 1건이 포함돼 있다. 부여 왕릉원은 서고분군 2기가 일부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다. 공주 공산성 진남루 일부 성곽이 훼손되기도 했다. 공산성 성곽 붕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산성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이다.

문화재청의 재난안전관리사업에 화재 이외의 다른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사업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김 의원의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지난 5년간 총 307건의 사업을 수행했는데 모두 화재 예방을 위한 사업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재는 목조건물이 많아 화재에 취약한 게 사실이다. 화재로 소실된 문화재가 한둘이 아니다. 그런 만큼 화재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더불어 지진이나 수해와 같은 자연재해에도 보다 신경을 써주기 바란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경고다. 자연의 위력을 막지는 못하지만 대비를 잘 하면 피해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김 의원은 문화재를 복구할 사업비도 부족해 복구 기간이 장기화하면서 2차, 3차 문화재 훼손이 우려된다고도 했다. 이래선 곤란하다. 짜임새 있는 복구로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 예찰활동을 강화함으로써 문화재 보호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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