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강우로 농작물 피해·작황 부진 심각
채솟값 급등세속 과일 탄저병 발병 비상

사과. 사진= 연합뉴스 제공
사과. 사진= 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남북을 오르내리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계속되는 비에 농작물 피해가 늘고 병해충 우려까지 나오면서 추석물가가 비상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소비자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청주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3시 기준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1456.7㏊에 달하는 농작물이 침수 또는 낙과·유실 피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고랭지 채소의 주요 생산지인 강원도의 밭작물과 채소의 침수 피해가 94.7㏊에 달한다.

13일과 14일 이틀간 시간당 70∼100㎜ 폭우가 내린 충남지역에서는 237.3㏊의 밭작물과 채소, 과수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충북지역의 밭작물과 채소 침수피해면적은 30㏊이다.

이날 고랭지 배추(1포기)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6865원으로, 1년 전보다 54%(2399원) 올랐다. 고랭지 무(1개)는 1년 전에 비해 43% 오른 3118원에 소매가격이 형성됐다. 대파(1㎏)는 3287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39%가 상승했다.

배추의 경우 무름병 확산과 함께 호우 피해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가 유실 피해를 본 농가에 사전에 준비된 예비묘 150만주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묘 이식부터 수확 때까지 평균 70∼90일 소요되는 점에 비춰보면 추석물량 가격을 잡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는 파종부터 수확까지 평균 65∼90일 정도의 기일이 걸린다.

과일은 지난해보다는 높은 시세이지만 최근 들어 가격 변동폭이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제사상에 많이 오르는 사과와 배는 잦은 비로 인해 제때 병충해작업을 못하면 비가 그친 후 탄저병과 검은무늬병 발병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매년 다반사로 나타나고 있다.

농가들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더 지속된 비에 이에 대한 걱정이 많다.

과일 탄저병은 한 번 발병하면 수확량 감소는 물론이고 수확 포기까지 유발하는 무서운 병이다. 특히 최근 일조량 부족으로 착색 불량이 심한데, 올해 시장에 내놓을 정도의 상품성을 갖추기 위해선 추석까지 시일이 촉박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출하 물량의 큰 폭 감소가 추석 시장을 흔들 것이 불을 보듯 훤하다고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청주지역 한 농산물판매업자는 “올해는 평년보다 이른 추석에 뒤늦은 집중호우가 겹쳐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차롓상을 준비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과일은 제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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