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대전 은행동상점가상인회장

코로나19를 간신히 버텨온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중고와 코로나 재확산 우려에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매출 감소와 수익 악화로 이어져 종업원을 감축해야 하고, 근로자들은 소득 감소로 소비심리가 더 위축되는 지역경제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휴수당까지 고려한 최저임금은 시급기준 1만 1500원을 넘는다. 영세 고용주들은 주휴수당이나 퇴직금을 피하기 위해 15시간 이하의 초단기 알바를 고용하거나 혼자 일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것이다. 최저임금제는 대기업과 영세기업, 소상공인이 감당할 수 있는 무게가 다르고, 업종별로도 노동 강도와 피로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차등제가 필요한 것이다. 또 소상공인들의 ‘단비’이자 대전 시민들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온통대전을 민선8기 시장 취임 직후 축소 및 폐지 방침을 내놓았다. 대전세종연구원에 따르면 온통대전은 소비를 진작시켜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을 늘리고, 지역자본의 역외 유출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도 온통대전 정책으로 지역의 휴·폐업률이 낮아졌다는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다. 온통대전은 출시 2년 만에 사용자 99만명, 카드발급 120만장, 누적 발행액 3조 300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거뒀고 시민 10명 중 7명이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온통대전을 충분한 사업평가와 시민 여론수렴, 공감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축소하고 폐지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대안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효율적 운영방법을 찾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과 다르게 유통 공룡 ‘빅3’인 롯데, 신세계, 현대는 백화점과 마트 등 주요 유통채널에서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경제 근간인 전통시장과 중소상인들과 상생하며 지역경제 발전, 고용창출을 외치던 대기업 유통점과 백화점은 지역 상생은커녕 지역 상권을 파괴하고 생존권까지 위협하고 있다. 얼마 전 신세계백화점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3000여명 규모의 채용박람회를 했는데 지역 내 경력직 종사자들을 대거 이동하게 만들어 지역 소상공인들은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전통시장을 포함한 지역 소상공인들은 대형마트와 대형 아울렛,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때마다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시는 대형 유통업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과 상생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과 방법을 강구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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