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산 겨울 전경. 충남 당진시 제공
아미산 겨울 전경. 충남 당진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아미산은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면 죽동리에 있는 산이다.

당진시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높이는 349m이다.

아미산은 미인의 눈썹같이 아름다운 산이라는 뜻이며, 예로부터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조선 시대에는 '소이산'으로 부르기도 했다.

『해동지도』(면천)에 '소미산(所尾山)'으로 나타나고, 『1872년지방지도』(면천)에서는 '아미산(峨嵋山)'으로 표현돼 있다. 『조선지지자료』(면천)에 아미산이 송암면 금학동에 있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환여승람』에 "소이산은 일명 아미산인데 군의 북쪽 9리에 있다"고 적고 있다.

아미산은 처음에는 '소이산(所伊山)'으로 불리다가 그 후 '소미산(所尾山)' 다시 '아미산(峨嵋山)'으로 바뀐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미산 신인(神人)이 중병에 걸린 중국 승상의 아들을 구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태백은 중국 사천성에 있는 4대 명산 중의 하나인 아미산을 노래했는데 중국의 전설 중에는 "송나라 시절 아미산 신인이 천연두를 고쳤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 전설에 따라 무서운 천연두를 막기 위해 산과 마을 이름에도 아미산을 쓰는 경우가 많게 됐다고 한다.

당진의 아미산도 본래의 이름은 '소이산(所伊山)'이었으나 천연두가 한창 유행하던 옛 시절에 질병을 막아 보겠다는 마을 주민들의 소원에 따라 오늘날의 '아미산'으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고도 전해진다.

산행은 아미산 입구인 아미원에서 등산로를 따라 1봉에서 3봉까지 일주하는 데 2시간 걸리며, 정상에 바로 오르는 최단 코스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의 아미정에서는 북쪽으로 서해, 북동쪽 멀리 서해대교, 동쪽으로 낮은 산릉들이 보이고, 남서쪽으로는 가야산·석문봉·옥양봉·일락산 등이 보인다.

특히 아미산과 인근 몽산, 구절산을 잇는 총연장 17㎞의 아미산 숲길은 산림청이 실시한 전국자치단체임도 평가에서 최우수 임도로 선정된 바 있다.

이 길은 봄에는 벚꽃과 진달래, 여름철에는 녹음이 우거지고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운 사계절 특색 있는 임도로 주목받으며 지역주민은 물론 전국 각처에서 등산 인파가 몰리고 있다. 또 내포문화숲길 중 백제부흥군길 20코스(대덕산 입구~면천읍성)의 핵심 구간이다.

아미산 가을 전경. 충남 당진시 제공
아미산 가을 전경. 충남 당진시 제공

◆ 역사적 인물 및 사건

아미산에 있는 신선바위와 복지겸(卜智謙)의 어린 시절에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아미산 신선바위 전설’에는 복지겸이 어렸을 때 아미산에서 만난 신선에게 장차 나라에 큰일을 할 인물이라는 예언을 들었는데, 결국 그가 큰 공을 세워 고려의 개국 공신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복지겸은 고려의 개국 공신으로 궁예를 몰아내고 왕건을 추대해 고려를 세우는 데 일조했다. 복지겸은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면 출신이다. 『면천 복씨 대동보』에 따르면 신라 말에 학사(學士) 복한림(卜翰林)이라는 인물이 당나라에서 건너와 현재의 면천면에 정착해 왜구의 침략을 물리치고 백성을 보호했는데, 복지겸은 복한림의 후손이라고 전한다. 복지겸은 태봉을 건국한 궁예(弓裔)의 마군 장군(馬軍將軍)이었다. 궁예가 포악무도(暴惡無道)해 민심을 잃자, 918년(태조 1)에 홍유(洪儒)·신숭겸(申崇謙)·배현경(裵玄慶)과 함께 왕건(王建)을 추대해 고려를 세웠다. 이후 개국 일등 공신(開國一等功臣)에 봉해졌고, ‘사귀(沙貴)’라는 이름도 ‘지겸(智謙)’으로 고쳤다. 그 후 마군 장군 환선길(桓宣吉)의 반역 사건을 사전에 탐지해 태조에게 알려 진압하게 했고, 순군리(巡軍吏) 임춘길(林春吉)이 청주에서 반역을 꾀하고 있음을 알고 태조에게 알려 모두 평정시켰다. 이처럼 복지겸은 고려 초 국가와 왕실이 안정되는 데 많은 공을 세우고, 노년에 이르러 혜성군으로 낙향했다. 일제 강점기에 서술된 『당진군사(唐津郡史)』에 의하면 복지겸의 주택은 면천 공립 보통학교의 부지 내에 있었다고 한다.

아미산 정상에 위치한 정자. 충남 당진시 제공
아미산 정상에 위치한 정자. 충남 당진시 제공

◆ 문화유산

▲ 면천두견주

아미산 진달래를 원료로 만든 면천 두견주는 전통 방법으로 제조한 국가 무형 문화재 제86 - 나호로 지정돼 있다. 누룩, 찹쌀, 멥쌀, 그리고 진달래로 만드는 순수한 발효주인 면천 두견주는 술 빛깔이 담황갈색이며, 점성이 있고, 맛과 향기가 일품이다. 대전과 충청남도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주이다.

서기 918년 왕건을 도와 고려의 건국에 공을 세운 개국 공신의 한 명인 복지겸이 노후에 원인 모를 중병을 앓게 되었다. 설화에 따르면 면천에 와서 휴양하는 동안에도 복지겸의 병세는 날로 악화하고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당시 열일곱 살이던 복지겸의 딸이 아미산에 올라가서 지극한 정성으로 백일기도를 드리자, 기도가 끝나는 마지막 날에 신령으로부터 두견주에 대한 계시를 받았다. 신령의 계시인즉 "복지겸의 병을 고치려면 면천 아미산에 만개한 두견화(진달래꽃)의 꽃잎과 찹쌀로 술을 빚되, 반드시 안 샘의 물로 빚어야 한다. 또 술을 빚은 지 백일이 지난 다음에 부친에게 마시게 하고 뜰에 두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어 정성을 들여야 나을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복지겸의 딸이 신령의 계시대로 정성껏 빚어 복지겸의 병을 고치게 됐다는 그 술이 바로 면천 두견주라고 전해진다. 1920년대에 면천 두견주 기능 보유자 박승규의 증조할아버지 때부터 두견주를 생산해 지역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1986년 11월 1일 삼대째 면천 두견주 제조를 계승해 오던 박승규가 면천 두견주 기능 보유자로 지정됐다. 하지만 2001년 인간문화재로 지정됐던 기능 보유자 박승규가 작고하면서 면천 두견주는 2003년까지 2년간 생산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당진군은 2003년부터 면천 두견주 재생산 프로젝트를 가동해 2004년 4월 면천 두견주 보존회를 구성했다. 두 차례의 용역을 통해 두견주를 표준화했으며 술 도수를 21도에서 2007년 18도로 낮췄다. 당진군은 제조 농가를 대상으로 주질 검사를 통해 최종 8개 농가 16명을 선발해 면천 두견주 보존회를 구성하고, 2007년 3월 면천 두견주 기능 보유 단체로 지정해 두견주 제조 허가를 받아 맥을 잇도록 했다. 면천 두견주는 2007년 3월 1일 국가 무형 문화재 제86 - 나호로 지정됐다.

아미산 정상석과 아미탑. 충남 당진시 제공
아미산 정상석과 아미탑. 충남 당진시 제공

◆ 설화

아미산에는 용과 지네의 설화가 묻어있다.

‘아미산 용과 몽산 지네’ 전설은 몽산의 봉우리 모양이 다른 산들과 달리 뭉툭해진 것이 사람들에게 악행을 저지르다 죽은 지네 때문이라는 이야기로 권선징악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면천의 북쪽으로 가파른 산과 산봉우리가 잘려 나간 듯 뭉툭한 산이 마주 보고 있다. 가파른 산이 아미산, 뭉툭한 산이 몽산이다. 옛날에 아미산에는 용이 살고 몽산에는 지네가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봄이 되면 꽃들과 뻐꾹새 울음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아미산에 올라 노는 것을 즐겼다. 그때는 몽산 봉우리도 여느 산처럼 뾰족했는데 이상하게도 몽산에는 꽃이 피지 않았고 사람들 발길도 뜸해 황량했다. 그러자 불만을 품은 지네가 사람을 해치기 시작했는데 농작물을 짓밟는 등 지네의 행패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아미산의 용은 악행을 일삼는 몽산의 지네를 괘씸하게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용이 잠을 자고 있는데 사람의 비명이 들려왔다. 소리가 난 몽산 쪽을 바라보니 심술궂은 지네가 나물 캐던 처녀를 붙잡아 놓고 해치려 했다. 그 순간 용이 크게 한번 으르렁댔더니 지네가 처녀를 놓고 용에게 덤벼드는 바람에 큰 싸움이 벌어질 뻔했다. 하지만 지네가 교활하고 속임수도 잘 쓰며 불리하면 땅속으로 숨어 버리는 등 만만한 상대가 아님을 아는 용은 작전을 짜고 나서 싸우려고 일단 참았다. 다음 날 어슴푸레 잠이 든 용의 꿈속에 신령이 나타났다. “용은 잘 들어라. 이 고을이 편해지려면 앞산의 지네를 없애 버려야 한다. 네가 지네를 해치우고 고을을 편안하게 하면 곧 승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해 용은 지네를 해치우기로 결심했다. 아미산 아랫마을에 집이 매우 가난하고 아픈 딸과 함께 사는 할머니가 있었다. 그 딸이 지네의 독을 쏘인 후부터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용은 사람으로 변해서 약을 구해 병을 낫게 해 주고 할머니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할머니, 쑥을 두어 지게 구해서 아미산 근처에 놓았다가 몽산 쪽으로 바람이 불 때 그 쑥을 태워 주십시오” 할머니는 딸의 병을 낫게 해 준 것이 고마워 흔쾌히 승낙하고 들에 나가 쑥을 뜯어 아미산 아래에 쌓아 놓았다. 드디어 바람이 몽산 쪽으로 불자 할머니는 쑥에 불을 붙였다. 천지를 뒤덮을 것 같은 진한 쑥 냄새가 몽산 쪽으로 옮겨 갔다. 한참 후에 몽산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며 산등성이가 들썩거렸다. 할머니가 계속 쑥을 태워 쑥 냄새가 더욱 독해지니 천지가 떠나갈 듯 괴성이 들려오더니 갑자기 몽산 봉우리가 뚝 잘렸다. 그리고 그 봉우리가 하늘 높이 솟았다가 5리밖에 쿵 하고 떨어졌다. 지네가 쑥 냄새에 괴로워서 몸부림치다 죽은 것이다. 잠시 후에 푸른 은하수가 하늘에서 내려오자 용은 은하수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때 몽산 봉우리가 잘려 나가서 뭉툭해졌고, 멀리 떨어진 봉우리가 지금도 남아 있다고 전한다.

아미산 여름 전경. 충남 당진시 제공
아미산 여름 전경. 충남 당진시 제공

◆ 추천코스

1 코스 : 어름수변공원 - 대덕공원 - 아미산 - 대덕공원 - 어름수변공원 (총 15km, 5시간 소요)

2 코스 : 아미산주차장 - 아미산 - 당진외국어교육센터 - 아미산주차장(총 5.5km, 1시간 30분 소요)

3 코스 : 아미산주차장 - 아미산 - 다불산 - 보령산 - 아미산주차장(총 10km, 3시간 소요)

4 코스 : 어름수변공원 - 대덕공원 - 아미산 - 몽산 - 면천중학교(총 12km, 4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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