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영 대전연극협회장

대전연극은 2022년 7월 경남 밀양에서 개최된 제40회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극단 손수의 ‘투견’이 대통령상인 단체 대상을 수상함으로써 통상 5번째 대상, 그리고 전국연극제가 대한민국 연극제로 명칭을 바꾼 이후 2016년, 2018년, 2022년 이렇게 3번째로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 전국연극제에서 첫 대상을 수상한 것이 2004년이었으니까 18년 동안 총 5번의 대상을 수상했는데 대한민국 연극제로 명칭이 바뀐 2016년을 기준으로 하면 7년 동안 무려 3번의 대상을 수상한 것이다. 거기에 2번의 은상을 수상했으니 총 7번 중 5번을 수상했다. 무엇이 이렇게 대전을 연극 강세지역으로 만들었을까?

가장 큰 이유는 오랜 시간에 걸쳐서 활동한 연극인들과 극단이 많아 그만큼 힘이 쌓여있는 상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극단 앙상블을 비롯해 극단 새벽, 극단 떼아뜨르 고도, 극단 금강, 극단 마당, 극단 셰익스피어 등 창립된 지 20여년이 넘는 극단들이 많이 있고 그 극단에 속한 단원들이 꾸준히 연극적 작업들을 지속하면서 힘을 키워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 힘들이 바탕이 돼 오늘의 대전연극 부흥기를 이끌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젊은 연극인들의 끊임없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전연극협회에 소속된 극단은 총 15개로 약 180여명의 협회원이 소속돼 있으며, 협회 소속이 아닌 극단들도 약 10여개 이상 활동하고 있고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연극인들 또한 있다. 이 극단들이 주로 젊은 연극인들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표하는 동시에 각종 연극제 등에 적극 참여하면서 실력을 키우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대전 연극을 끄는 힘이 돼주고 있어 대전 연극이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전연극은 주로 중구 대흥동 근처의 소극장을 중심으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자체적인 정기공연도 주로 소극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어찌 보면 주로 대극장에서 개최되는 연극제 작품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도 할 수 있다. 때문에 연극제에 출품하기 위한 큰 작품을 별도로 준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 생기는 문제가 바로 제작비 문제다. 대전예선에서 선정이 돼 대전을 대표해 대한민국연극제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나마 대전시의 지원금을 받아 사정이 낫다. 그러나 만약 선정되지 못한다면 그에 따른 제작비는 고스란히 극단 대표의 몫으로 남게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제작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생기게 된다. ‘이렇게 까지 연극을 해야만 할까?’라고 경제적인 문제와 결합해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예술은 경제성과는 조금은 떨어져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나 유럽의 경우도 공연장에 대한 지원을 아예 법으로 정해 지원하고 있는 실정으로 경제성을 생각한다면 정말로 가성비 제로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성만으로 따질 수 없는 예술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복지를 앞세우겠다고 내세우는 우리 정부에서도 이제는 연극인들에게도 단순한 수혜의 대상이 아닌 진흥의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지원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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