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 ‘사계문화의 밤’
공예품 제작·의복 착용 등 규방 체험
옛 양반저택 숙박도…별 가득 낭만여행

▲ 사계문화의 밤 행사 진행 모습. 최욱환 명예기자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지난 6월 25일 (사)기호문화유산활용진흥원에서는 유유자적 사계고택의 일환으로 사계문화의 밤 행사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190호인 사계고택 밖에서 불을 밝혀 아름답고 고풍스런 건축물을 보여주고, 안에서는 갖가지 체험을 할 수 있는 행사가 펼쳐졌다. 먼저 조선 중기 양반집건물의 구조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 건물 배치를 보면 여성들이 거주하는 안방이나 규방을 구분하여 남자들이 생활하는 사랑방에서 바라볼 수 없도록 배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체험으로는 먼저 마당 한 가운데에서 펼쳐졌다. 효와 충을 주제로 하는 염선재할머니의 동화를 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 염선재는 사계선생의 정부인이고, 김종서 장군 7대 손녀였다. 김종서 장군은 세종대왕 때 북방의 여진족을 무찔러 6진을 개척한 함길도 병마절제사이기도하였다. 이 염선재할머니가 아들 딸 들에게 가정교육을 올바르게 가르쳐 인성과 품격을 갖추도록 하는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규방체험이다. 규방(閨房)은 옛 여성들이 기거하며 생활하는 방이다. 이 방에서 옛 여성들은 어떻게 살았으며, 무슨 일들을 하였는지 알아보는 체험이다. 당시 여성들은 이 규방에서 옷을 만들거나 해어진 옷들을 꿰매는 바느질을 하였다. 당시 바느질은 온갖 옷들과 이불을 만들고 고치는 일이어서 생활 중의 중요한 일상이었다. 바느질을 하기위해 다듬이질을 해야 했다. 다듬이질은 깨끗하게 빨아놓은 무명의 천을 말린 다음, 잘 접어 개켜서 다듬잇돌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다듬잇방망이로 골고루 두드리는 것이다. 이렇게 다듬이질한 천은 빨래 할 때 구겨진 면이 잘 펼쳐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옷 짓기가 수월해진다.

또 손으로 공예품도 만들어 각종 생활에 필요한 도구로도 사용했다. 이번에 규방의 체험중 하나는 라탄 공예품으로 예쁜 바구니, 소쿠리, 채반, 받침을 만드는 것이었다. 또 옛 여성들이 입었던 치마와 저고리를 입는 의복 체험을 통해 옛 여성들의 생활상을 규방에서 알아 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남성들의 사랑방에서는 여성들보다 만들기가 거칠고 힘든 가마니나 멍석 만들기, 새끼 꼬기, 그리고 올곡식을 위해 쭉정이나 티를 까부는 키를 버드나무로 만들었다. 이번 체험에는 모형 은농재 만들기였다. 준비된 재료를 순서에 따라 조립하면 멋진 은농재에 불이 들어오는 옛 건축물로 완성된다. 이렇게 지난달에는 여름밤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체험들을 했다.

지난 7월부터 이달에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학생들과 온 가족들이 함께 이 사계고택에서 1박 2일간 묵으며 하룻밤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예약을 받고 있다. 옛 양반저택에서 잠을 자는 체험도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캄캄한 여름밤에 온 가족이 마당에 둘러앉거나 누워서 밤하늘에 반짝이며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별자리도 익히고, 무한한 우주의 꿈을 꿀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또 새벽녘에는 수많은 풀벌레 소리와 이름 모를 새들의 합주를 함께 들을 수 있다.

요즘도 계속 번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더믹 상황 속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곳보다 이 사계고택은 고즈넉한 여름밤을 보내면서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계고택에서 하룻밤 묵기가 가족들과 함께 보다 안전한 여름밤을 뜻있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생각해 본다. 최욱환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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