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서원대학교 융복합대학 교수(전 청주시 기획행정실장)

‘백 년을 살다 보니’ 눈치 빠른 독자는 글의 제목과 위 문구가 다른 것을 알아보셨으리라. 위 문구는 올해 103세로 아직도 정정하게 활동하며 사회의 본보기가 되고 계시는 김형석 교수의 책 제목으로, 백 년의 인생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사는 것인지를 정리한 책이다. 202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남자 평균 기대수명은 80.5세(여자는 86.5세), 건강하게 사는 건강 나이는 71.3세(여자 74.7세)라고 한다. 평균대로 산다면 필자는 앞으로 건강하게 10년, 아프면서 10년을 더 산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평균 수명에도 불구하고 ‘인생 100세 시대’가 되었다 하고, 실제로 주변서 100세를 넘기신 분을 보는 것도 드물지 않다.

필자도 1년 전 36년의 공직 생활을 마치면서 흔히 하는 "인생 2막을 보람있게 설계하고 살겠습니다."라는 말을 한 기억이 있다. 몇 가지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있지만, 실제 백 년을 넘게 사시는 김형석 교수의 사례를 보며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구나’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그가 100세 인생에서 첫 번째로 강조하는 것이 건강이다. 건강 비결로 적게 먹고, 매일 아침 동네 뒷산을 산책하며, 꾸준히 수영하고 짧은 낮잠을 자는 것을 꼽았다. 두 번째로 강조하는 것이 정신적인 사고다. 철학 교수답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꾸준히 생각하고 글 쓰는 것이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한다. 그는 인생을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1단계는 30세까지로 배우는 단계, 2단계는 60세까지로 일하는 단계 그리고 마지막 3단계가 그동안 받았던 사회에서의 도움을 돌려주고 베풂으로써 진정한 어른으로서 일하는 단계라는 것이다. 이제 3단계로 접어든 필자도 남은 삶에 대해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다.우선 건강을 위한 식습관과 운동이다. 퇴직하고 금주를 하면서 5㎏ 정도 몸무게를 줄였지만, 더 정교하게 관리하기 위해 스마트폰 건강 어플을 활용하고 있다. 어플에 먹은 것을 기록하면 칼로리와 영양분을 분석해 보여준다. 걸음 수와 운동도 함께 기록하게 되어 있어 매우 유용하다.

또한 완전운동이라고 하는 수영을 꾸준히 하고 있다. 처음에는 수영에 자질이 없는지 물에 뜨질 않아 고생을 많이 했는데, 물에서 논다고 편안하게 생각하며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새 자유형과 배영이 가능하고 이제는 평영을 배우고 있다. 가끔 치는 골프는 운동보다는 친구들과 즐겁게 만나는 자리로 활용하고 있다. 정신적으로는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며 그동안의 경험을 정리하여 후배들에게 물려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선 20여 년 전에 출간했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청주문화유산 답사’ 책을 보완하고 있다. 빠져있는 옛 청원군 지역의 문화재를 추가하고, 그동안 변화된 내용을 보강하는 작업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인생 백 년은 멀리 가야 하는 여정이리라. 나와 더불어 가는 사람들을 둘러보며 함께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백 년을 살다 보니’라는 말을 떳떳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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