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융합센터 센터장

벤처창업 열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기업동향 통계자료를 보면 2021년 전체 창업은 141만 7973개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의 영향으로 2020년 대비 4.5%(66.694개)가 감소했으나 온라인·비대면화로 인해 정보통신업(24.0%), 전문과학기술업(19.0%) 등에서 창업이 크게 증가하면서 소위 벤처기업이라고 하는 기술기반업종창업은 역대 최초로 23만개를 돌파했다.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다양한 정부(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벤처 정책 지원 예산이 2021년도 1.4조원이 집행됐고, 정부의 연구개발비 확대도 창업기업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벤처투자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최대치인 7.7조원을 달하는 등 다양한 창업환경이 벤처기업 창업을 촉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창업기업 5년차 생존율은 29.2%(2020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 생존율 41.7%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국내 창업의 평균 준비기간이 짧고 이미 포화상태의 시장인 전통 서비스업에 몰린 영향이란 분석이다.

어떻게 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까? 글로벌앙트르프르너십모니터社의 각국의 창업동기에 대해 조사한 최근데이타를 보면 충격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소위 창업국가에서는 대부분 기술과 제품 및 서비스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창업한다고 답한 반면 대한민국은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 창업한다고 답했다. 애플이 아이팟으로 순식간에 음반시장을 바꿔놨고, 구글은 인터넷 검색 방법을 통일했으며 인터넷 환경을 통한 사무환경을 혁신했다.

우리는 왜 이런 창업기업이 없을까? 최근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들이 돈을 좇아 부동산과 주식에 몰두하고 어지러운 정치판에서 싸우고 있는 동안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거나 생계형 창업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 가히 걱정스럽다. 2022년도 국가연구개발비가 29.8조가 투자된다. 투자대비 성과에 대해 기술사업화로 인해 창출된 수익의 크기로만 효율성을 따지는 현재의 평가시스템이 국가연구개발 성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동기유발을 가로 막지는 않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왜 벤처기업을 창업해야만 하는가? 첫째로 본인의 혁신적인 아이디어 기반 기술과 제품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로서 성장한 후에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본인만의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대기업과 기존 기업은 실현하기 쉽지 않다. 벤처기업을 창업하거나 기존 벤처기업에 리더로서 입사해 아이디어를 실현한다면 가능하다. 만약 벤처기업에서 좋은 대우로 입사 제의를 받는다면, 입사 후 본인의 자율성이 얼마나 있는지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본인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다. 둘째로는 양질의 일자리창출이다. 지역으로부터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비율이 높은 이유는 수도권에 양질의 일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술기반 혁신 벤처기업이 창업되고 성장해가면서 창출된다. 셋째는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는 산업이 발전하고 성장해야 발전된다.

지난 30년간 대전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벤처들의 지속적인 창업으로 바이오산업은 크게 성장하고 있고 바이오헬스케어 혁신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산업의 성장은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다. 벤처창업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발적이어야 한다. 최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창업을 서슴지 않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늘어가고 있어 지극히 고무적이다. 선배 창업자들의 멘토링은 더욱 피가되고 살이되고 있다. 혁신 벤처기업들이 나타나 우리가 사는 세상을 멋지게 바꿔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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