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산 전경. 충북 영동군 제공
천태산 전경. 충북 영동군 제공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천태산은 충청북도 영동군의 양산면 누교리와 충남 금산군 제원면 화원리 경계에 있는 산이다.

영국사(寧國寺)를 비롯해 양산 8경의 대부분이 있을 만큼 산세가 빼어나 충청북도의 설악산이라 불린다.

높이 714.3m의 천태산은 잘 정돈된 등산로와 뛰어난 자연경관 등으로 등산인들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등산지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정상에서는 서쪽으로 서대산,남쪽으로 성주산과 멀리 덕유산·계룡산·속리산이 보인다.

천태산은 조선 시대에 '지륵산'으로 불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옥천)에 "지륵산(智勒山)은 고을 남쪽 53리에 있다"라고 기록돼 관련 지명이 처음 등장한다.

그러나 『조선지지자료』(영동)에는 지륵산 대신 '천태산(天台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금은 지륵산이란 명칭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천태산으로 불리고 있다.

천태산이라는 이름은 영국사가 고려 시대 천태종의 본산이었기에 그렇게 불리게 됐다.

『한국지명총람』에는 '천태산'의 다른 이름인 천대산·천주산·대성산·지륵산·국사봉·국수봉(國壽峯)이 소개돼 있다. 또 "영국사가 있어 부처의 지혜로 하늘과 같이 길이 편안함을 누리라"라는 뜻에서 천태산이라 했다는 유래가 언급돼 있다.

천태산은 양산팔경에서 제1경으로 치는 영국사로 더욱 유명하다.

영국사 외에 영국사 들목인 천태 동천(天台洞天)에는 진주폭포, 삼단폭포(용추폭포), 삼신할미바위, 은행나무, 망탑봉 고래바위 등 볼거리들이 많다.

천태산은 4개의 등산코스로 이루어져 특히 75m의 암벽 코스를 밧줄로 오르는 맛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천태산만이 가진 매력이기도 하다.

천태산 영국사. 충북 영동군 제공
천태산 영국사. 충북 영동군 제공

◆ 역사적 인물 및 사건

영국사(寧國寺)는 고려 공민왕의 발자취가 서리어 있다.

서기 1361년(공민왕 10년) 11월 원(元)나라의 홍건적(紅巾賊)의 난을 피하고자 공민왕은 노국(魯國)의 공주와 대신들을 데리고 피난의 길을 떠났다.

남으로 길을 재촉하던 공민왕은 영동 양산면 지금의 누교리(縷矯里)에 머물게 됐다.

영국사의 그 당시 이름은 국청사(國淸寺)이기 때문에 왕이 부처님 앞에 나가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들의 평안을 빌려고 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내린 폭우로 도무지 내를 건너갈 수가 없었다.

개경(開京)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모두 가슴 아픈 일들뿐이였다.

성안의 피난을 떠나지 못 한 사람들이 홍건적의 무리에 짓밟혀 울부짖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시킨다는 소식이었다.

이미 홍건적은 개경(開京)을 함락했고 그 뒤 수개월 동안 사람과 가축을 살해하고 왕궁을 불사르는 등 잔악한 행동을 했다고 한다.

때마침 개울 건너 천태산(天台山) 쪽에서 종소리가 울려왔다.

대신 한 사람이 설명하기를 “저 절은 일찍이 신라 때 원각국사(圓覺國師)께서 세운 절로써 처음에는 만월사(滿月寺)라 했다가 문종대왕(文宗大王) 당시 대각국사(大覺國師)가 주지로 온 뒤로 국청사(國淸寺)라 이름을 고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하옵니다”라고 아뢰었다.

공민왕은 눈이 번쩍 띄었다.

대각국사 의천(義天)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국청사에 올라 국태민안(나라와 백성이 평안함)을 빌어보고 싶었다.

공민왕의 뜻을 알아챈 대신들은 산에 올라 칡넝쿨을 걷어 오라 일렀다.

그들은 수행원과 인근 마을 주민들이 걷어 온 칡넝쿨을 새끼줄처럼 꼬아서 이를 테면 구름다리를 만들었다.

공민왕은 완성된 다리를 밟고 국청사 부처님 앞에 나아갔다.

왕비와 왕자, 대신을 데리고 공민왕은 국청사에 올라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빌었다.

국청사는 공민왕이 다녀간 뒤 왕이 나라와 백성들의 편안함을 빌었다해 편안할 영(寧)자 나라 국(國)자를 써서 영국사(寧國寺)로 고쳐 부르기 시작했다.

또 공민왕이 칡넝쿨로 다리를 만들어 건너간 마을을 누교리(樓橋里)라 지어 부르기 시작했다.

천태산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 크라우드픽 제공
천태산 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 크라우드픽 제공

◆ 문화유산

천태산은 영국사로 유명하다.

충청남도 금산군과 충청북도 영동군의 경계에 자리 잡은 양산면 누교리 천태산(일명 지륵산) 동쪽 기슭에 있는 법주사의 말사이다.

이 절은 신라 문무왕 때 창건됐다고 전하나 확실한 기록에는 고려 시대 대각국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원각 국사는 국청사라 지었는데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기원, 국난을 극복했으므로 영국사(寧國寺)라 했다고 한다.

본래 절터는 지금 대웅전이 있는 곳에서 천태산 주봉 쪽으로 100m쯤 올라간 곳에 있었다고 한다.

그 터는 지금 밭으로 변했는데 부근에서 기왓조각이나 청자, 백자 조각들이 자주 발견되며 오래된 석축들을 볼 수 있다.

지금 영국사에는 동쪽을 바라보고 앉은 대웅전이 자그마한 대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앞에 아담한 통일신라 말의 삼층석탑이 있다. 영국사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집으로 조선 중기 이후의 건물이다. 안에는 삼존불이 모셔졌고 신장탱과 삼장보살도 등이 걸려 있으며 1980년에 해체 복원되었다. 요사채를 지나 남쪽으로 조금 간 곳에는 고려 원각 국사비가 있고 또 조금 더 가면 절터를 감싸 안 듯 나지막이 뻗어 내린 소나무 둔덕에서 작고 단정한 팔각원당형 부도를 볼 수 있다. 절 앞쪽으로 뚝 떨어져 우뚝한 바위 봉우리(망탑봉)에는 자연암반을 기단 삼아 올려진 삼층석탑이 있어 영국사의 명물로 꼽힌다.

절 안에는 대웅전과 극락전·요사 등의 조선시대 건물과 신라 말에서 고려 초기의 것으로 보이는 삼층석탑(보물 제553호), 팔각원당형부도(보물 제532호)와 고려 명종 10년(1180)에 세운 원각국사비(보물 제534호)가 있으며, 사역 동쪽으로 좀 떨어진 곳에 망탑봉 삼층석탑(보물 제535호)이 있고 또 천연기념물 제223호인 은행나무가 있다.

천태산 은행나무. 충북 영동군 제공
천태산 은행나무. 충북 영동군 제공

◆ 대표 관광자원

▲ 삼단폭포

삼단폭포는 폭포수가 3단계를 거쳐 흘러내려 붙여진 이름이다.

예전에는 용추폭포라 불렸다.

높이 50m의 기암절벽과 송림이 어우러진 암반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수의 위용은 감동과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 천태산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제223호의 1000년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자연스레 뻗어간 가지가 특징적인 나무다.

나무 높이는 31m, 가슴 높이의 둘레는 11m이다.

가지는 2m 높이에서 갈라졌으며 동서 방향으로 25m, 남북 방향으로 22m 정도 퍼져있다.

하나의 가지가 땅으로 뿌리를 내려 독립적인 은행나무로 보이는 독특한 모양새를 가졌다.

서쪽 가지 중 하나는 밑으로 자라서 끝이 땅에 닿았는데, 여기서 자라난 새로운 나뭇가지는 높이가 5m 이상이나 되고 가슴 높이의 지름이 20cm가 넘는다.

이 나무는 전쟁 등 나라에 큰일이 터지면 울음소리를 내는 등 영험한 기운이 있다는 전설도 전한다.

▲ 망탑봉 삼층석탑

보물 제535호인 망탑봉 삼층석탑은 영국사에서 동쪽으로 500m쯤 떨어진 망탑봉에 있다.

고려 중기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 탑의 전체 높이는 2.43m이다.

망탑봉이라는 작은 봉우리 정상에 있는 화강암반 위에 세워졌는데 자연 암반을 그대로 이용해 암석을 평평하게 다듬어서 기단을 만들었다.

탑 몸돌은 받침을 두고 그 위에 세웠고, 지붕돌은 다른 돌로 만들어졌다.

▲ 상어흔들바위

상어 흔들바위는 삼층석탐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이 흔들바위는 폭 6m, 높이 8m, 무게 10여 t으로, 마치 상어가 헤엄을 치며 바다 위를 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

사람이 혼자서 흔들어도 움직여서 흔들바위라고 한다.

천태산의 가을 풍경. 충북 영동군 제공
천태산의 가을 풍경. 충북 영동군 제공

◆추천 등산 코스

1 코스 : 천태산 주차장 - 영국사(은행나무) - 암벽코스 - 정상 (4km, 약 2시간)

2 코스 : 천태산 주차장 - 영국사(은행나무) - 원각국사비 - 정상 (3.9 km, 약 2시간 20분)

3 코스 : 천태산 주차장 - 영국사(은행나무) - 남고개 - 헬기장 - 정상 (4.9 km, 약 2시간 20분 소요)

4 코스 : 천태산 주차장 - 영국사(은행나무) (1.1km, 약 40분 소요)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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