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장 시민추천제 폐지
4·5급 공무원 중 적임자 선정
객관적 기준 ‘업무 능력’ 평가
市 공직사회 새바람 불러올듯

세종시청 전경. 사진=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세종시청 전경. 사진=이경찬 기자 chan8536@cctoday.co.kr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의 공직자 사기증진을 이끄는 ‘인사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최 시장은 최근 읍면동장 임용방식을 ‘시민추천제’에서 ‘내부공모심사제’로 개선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해당 인사 정책은 외형상으로 볼 때면, 이춘희 전 시장의 대표적 인사정책의 흔적을 지우는 그림이다. 하지만 내막을 살펴보면 최 시장의 합리적인 인사정책의 방향성이 비춰진다.

읍면동장 시민추천제는 주민자치 실현을 목표로 운영돼 온 인사정책이다. 시민들이 뽑은 각 읍면동의 리더가 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바람직한 취지였다.

다만 시민추천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을 도출한 게 사실. 이러한 불만은 세종시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도출됐다. 설문 결과, 공무원의 77%가 평가의 불공정, 사전 선거운동, 발표 부담, 경쟁과열 등을 이유로 시민추천제의 폐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제도를 반대하는 시민들은 ‘학연, 지연 등 평가의 불공정과 주민간의 갈등을 유발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세종시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진행됐던 읍면동장 추천제의 취지는 좋지만, 진행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면서 "소수의 시민 대표가 읍면동장을 선출하는 자체가 객관성이 결여된 부분이 컸고, 임용 진행과정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불미스러운 일들이 펼쳐진 부분도 컸다"고 전했다.

최 시장은 내부공모심사제를 통한 읍면동장 임명은 내부 공무원(4급(아름, 조치원), 5급)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해 응모자 중 적임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내부 공모제는 읍면동장을 원하는 공무원들에게 사기를 증진시키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업무 능력’으로 평가되는 객관적인 잣대가 세종시 공직사회에서 신선한 바람을 불어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시의 한 관계자는 "사무관 초기의 직원들은 동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그동안 시민추천제를 통해 객관성이 결여되는 인사 방향이 이뤄져 불만을 키워왔다"면서 "이제부터는 업무 능력으로 평가되는 투명한 인사정책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서 최 시장은 기업인 출신의 이준배 경제부시장(정무부시장)을 낙점하는 과정에서도 파격을 선보였다. 정무직의 총 책임자를 중앙당에서 점지한 인물을 박탈하거나, 시장과의 두터운 인맥을 활용할 수 있었지만, 최 시장은 선택을 달랐다. 실무중심형 인재에 초점을 맞춘 것.

최 시장은 이 부시장 내정 당시 "고졸 출신으로 자수성가해 기업을 일으킨 입지전적 인물로, 그의 성공 신화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길 바라고 세종시에 그와 같은 도전정신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제부시장과 읍면동장 임용방식의 변화를 통해 ‘파격·합리적 인사 방향’을 선보인 최 시장의 향후 행보에 공직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종시는 조만간 이준배 경제부시장과 원팀이 될 미래전략도시본부 신설과, 소폭의 서기관급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세종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인사는 시장의 고유 권한이다. 새로운 시장이 자리를 하게 되면 본인의 정책을 이끌 적재적소의 팀을 구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다만 최 시장의 취임 초기 행보를 비춰보면 향후 예정된 인사에서는 측근을 챙기는 인사보다는 업무능력을 중요시하는 방향이 그려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최 시장은 최근 ‘조직문화 혁신 특별전담조직’을 꾸리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사기증진을 위한 강도 높은 조직문화 혁신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주문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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