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75→2.25%로 0.5%p 인상
가계 이자 6.4조 ↑… 1인당 32만원 증가
충청권 1년새 가계·기업대출 모두 늘어
위축된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 우려감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사상 초유의 ‘빅스텝’이 단행되면서 충청권 가계·기업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과 부동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존 연 1.75%이던 기준금리를 0.50%포인트(p) 끌어올린 2.25%로 인상했다.

금통위는 올해 1월과 4·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높인데 이어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전격 단행했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자, 한은이 물가 안정을 제1목표로 앞세운 특단의 대책으로 읽히지만 지역민들의 가계·기업 대출 이자 부담과 부동산 시장 위축 등은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4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4월 기준 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총 74조 9802억원이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4.3% 오른 수치다.

그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조 6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 늘었다.

기업대출 4월 잔액도 78조 78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8% 증가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 말 전국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00여 조원이며 기준금리가 0.25%포인트가 오르면 연간 발생하는 대출이자가 3조 2000여 억원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이번 빅스텝으로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올라 6조 4000여 억원의 추가 이자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대출자 한 명당 연간 부담해야하는 대출 이자도 32만 2000원씩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영끌’, ‘빚투’ 등으로 몸집을 키운 주택담보대출도 금리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현재 연 4.750∼6.515% 수준으로, 지난해 말(3.600∼4.978%)과 비교해 상단이 크게 오른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분 만큼 오른다고 가정하면 4대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단이 7%를 훌쩍 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오는 연말까지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더 넓히겠다고 시사하면서 신용대출 금리와 주담대 금리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고 결국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대전과 충남 주택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모두 하락폭이 확대됐다.

세종의 경우 주택매매가격(-0.49)은 하락폭 축소, 주택전세가격(-1.05)은 하락폭이 더 커졌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금리 인상에 절대적 영향을 받는 부동산 시장이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높아지는 등 직격탄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가계대출이나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대출은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 부담이 커져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지역 경기 침체”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전 부동산 시장은 약간 하락하는 추세고 하락폭이 컸던 세종은 올해 회복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당분간 금리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침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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