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영 한서대학교 항공융합학부 교수

4년 전 봄, 수강생 중 한 여학생이 취업 상담을 하고 싶다며 연구실에 찾아왔다. 대화를 해 보니 취업에 대한 불안과 준비의 막연함을 얘기하며 학과에 지도교수도 있고 학교에 학생취업을 지원하는 부서도 있지만 학생은 필자의 전직 회사가 취업 목표이기에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어 실질적인 준비를 하고자 했다. 일반적인 취업정보(시험 및 전형절차 등)는 이미 매체를 통해 알고 있었고 과거 면접 질문 등 세부적인 정보와 효율적 준비 방법에 대해 조언을 듣고자 했다.

인사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었지만 막상 조언을 해주려니 난감하고 무엇보다 대학 2학년부터 취업에 전념하는 학생의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좀 더 파악해 보니 학생은 어느 정도 취업 역량이 갖춰져 있으나 심리적으로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듯해 보였다. 심리적 여유와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양한 대학생활의 경험과 인문 사회적 교양을 위한 독서를 권유했다. 이후 해외 교환학생 참여에 대해서도 형식적인 스펙보다 실제 언어 소통 능력과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실제 성과가 있을 때까지 충분히 체류할 것을 조언했다.

지난해 초, 취업 희망 회사의 인턴 지원에 대해서도 근무 요령 등을 설명해 주면서 확실하게 기억에 남도록 할 것을 주문했고 결과를 확인해 보니 최종 평가에서 최우수 인턴으로 선정되었다. 회사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학생의 기본 역량이 중요하지만 이 학생의 경우 특히 실무 업무에 대한 자신감과 이해도가 높아 좋은 평가를 하게 되었다는 후문이었다.

현재 학생은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매진해 지난 주 국내 대기업에 취업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지난 4년 동안 한 학생의 취업 과정을 지켜보면서 개인차가 있겠지만 준비 기간이 많이 소요되고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취업 준비에 소모하고 있음에 안타까움이 크다. 또한 개별 학생마다 희망 직업과 직장이 다르고 역량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개인별 맞춤식 취업지도가 필요한데 취업지원제도는 다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내용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지고 일반적인 취업 정보는 학생들이 직접 확인하는 것이 현실이다.

회사별로 다른 취업절차도 가급적 사전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해 부담을 경감하고 다수의 작은 성취를 통해 취업동기를 강화시켜주는 프로그램도 있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 대학생 취업은 장기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심적 부담과 제대로 대학생활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장기간의 소모적인 취업 준비 문제를 해결해서 학생들이 활기차게 본연의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청년 일자리 정책이 조속히 나왔으면 한다. 최근 반가운 소식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학교 인근 석유화학업체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데 많은 기대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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