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수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장

사회적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양극화에 의한 빈부갈등이 지속되고,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인한 세대갈등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또한 노사갈등, 이념갈등에 이어 선거 때만 되면 해묵은 지역감정에 의한 지역갈등도 나타난다. 한편으로 여기에 더하여 이번에는 젠더갈등까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민주주의에서 때로는 적절한 사회갈등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갈등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사회분열을 심화시키며 사회적 갈등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3번째로 사회갈등이 최악의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리서치의 ‘2021한국인의 공공갈등 의식조사’ 보고서에서 국민의 90%가 사회갈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우리 경제는 우크라이나전쟁 등으로 1997년 외한위기 이후 24년 만에 6%대의 물가상승과 2%대 저상장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급등)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갈등에 의한 사회적 갈등비용 증가는 사회발전과 사회통합을 저하시키며, 이러한 부정적인 경제 흐름에 더욱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프랑스어로 똘레랑스(tolerance)라는 단어가 있다. 똘레랑스는 관용의 정신을 말한다. 자신과는 다른 타인과의 차이를 자연스레 인정하면 그 차이에 대해서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즉, 서로 생각이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정신이다. 사회적 갈등은 타인과의 대화 부족과 오해, 편견 등으로부터 쌓이기 시작한다. 세대갈등은 전통사회에서 핵가족화되면서 젊은층과 노년층의 접촉빈도가 낮아지고 대화단절로 상호 세대간에 편견과 오해가 누적되면서 갈등이 심화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전시는 어린이와 성인 그리고 노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3세대 공동체프로그램을 적극 개발 시행하여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똘레랑스 정신을 함양시켜야 한다.

일본에서는 세대갈등을 해소하고 세대공동체 의식을 높이기 위해 시범적으로 경로당과 어린이집을 함께 건립하여 좋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한 노사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근로자는 기업이 생존해야 내가 일을 할 수 있다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고, 사용자는 기업의 이익을 어떻게 근로자에게 분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상생의 노사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젠더갈등은 ‘남자대학생이 왜 보육학 또는 왜 간호학을 전공하지?’, ‘여자는 집안 가사일을 책임져야 한다’ 등의 잘못된 성별고정관념에서 갈등이 출발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성평등의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빈부갈등과 지역갈등은 사회적 약자와 낙후된 지역 주민을 배려하는 동반성장의 경제정책과 균형발전정책으로 갈등을 예방하고 해소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 5월 26일 윤석열정부는 국민통합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삼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첫 국무회의에서 ‘국민통합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안’을 의결 시행하게 되었다.

첫 국무회의에서 국민통합을 선언한 결의에 큰 기대를 가진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자세로서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수용하는 똘레랑스의 정신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발전과 사회통합을 이루는 귀중한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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