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3일 추가 인상 논의 예정
美 역전 코앞·물가 상승 등 이유
0.5%p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
가계·기업 대출 이자 가중 전망

은행창구의모습.연합뉴스 제공
은행창구의모습.연합뉴스 제공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사상 초유의 기준금리 ‘빅스텝’ 여부가 이번 주 결정되는 가운데 충청권 가계·기업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연 1.50%였던 기준금리를 1.75%로 0.25%p 인상한 이후 2개월 만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올리는 것)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1.75%로 뛰어 올라, 금리 역전을 앞둔 한은으로서는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까지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

더군다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어 사실상 빅스텝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 2년 동안 묵은 대출 빚에 대한 충청권 지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곧 대출금리 인상과 직결돼 이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최근 발표한 ‘2022년 4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4월 기준 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총 74조 9802억원이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4.3% 오른 수치다.

그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조 6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 늘었다.

기업대출 4월 잔액도 78조 78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8% 증가했다.

치솟는 물가에 지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데, 대출 이자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실제 소비가 줄어들어 또다시 지역 경제 불황을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

지난달 대전·세종·충남지역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7로 5월(103.1)보다 8.4p 하락했다.

가계 수입 전망CSI(96)과 소비 지출 전망CSI(113)도 각각 3p, 2p 줄었다.

현재 가계 저축CSI(88)와 가계 저축 전망CSI(91)는 각각 2p, 5p 떨어진 반면 가계 부채 전망CSI(103)는 1p 상승했다.

이번에 ‘빅스텝’이 실현되면 현재 기준금리 1.75%에서 2%대에 진입하게 되는 만큼, 지역 가계 부담은 물론이고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의 고충이 커질 것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물가는 내려가지 않고 원부자재 가격은 천정부지인데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서민들은 물론이고 그동안 빚으로 버틴 지역 중소기업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국제 정세와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중채무자나 부실 대출 관리, 적극적인 은행권 금리 인하 유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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