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건영 충북교육감
교육의 품·학교의 꿈·아이의 힘 목표
양질 교육 통한 지속가능한 미래 열어
재능과 적성 발휘하도록 발굴 지원
아이들과 함께 인재로 성장하는 교육
교육정책 기조는 ‘소통’과 ‘학력신장’
진단평가 바탕으로 맞춤형 교육 제공
충북 에듀테크 시스템 활용한 피드백
AI영재고 설립 4가지 방안으로 추진
디지털 인재양성 의지 담아 노력할 것

[충청투데이 김진로 기자] 세종대왕 위인전과 안데르센 동화집을 즐겨 읽었던 까까머리 시골 소년이 있었다. 호기심이 많았던 그는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세상에 대한 동경도 깊어만 갔다. 까까머리 시골 소년이 세상을 향해 첫 도전에 나선 것은 회인중학교 3학년 때다. 부모님의 품을 떠나 청주로 유학을 결심한 것. 뿌연 흙 먼지 날리는 버스를 타고 오르내리던 피반령 고개 너머로 아득하게만 보였던 청주는 시골 소년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는 동경의 대상이었던 청주 유학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낯설고 물 설은 청주로 유학 온 까까머리 시골 소년은 지금 충북 교육을 책임질 새 수장 자리에 올랐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이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길 늘 꿈꾸었던 윤 교육감을 만나 그가 꿈꾸는 교육 철학과 충북 교육의 비전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담·정리=김진로 충북본사 편집국 부국장

-충북교육을 이끌어나갈 새 수장이 되셨는데 소감은.

"변화와 대전환의 시기에 충북교육을 믿고 맡길 인물로 윤건영을 선택해 주신 충북도민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과 사랑하는 충북도민을 향한 교육 여정을 시작하는데 한걸음 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전진하겠다. 새로운 충북교육은 도민 여러분의 염려와 응원, 선생님들을 비롯한 교직원 모두의 하나된 힘을 모아 새롭게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도록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충북교육을 이끌어갈 교육 철학을 소개한다면.

"저의 교육철학을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지속가능한 충북 교육·미래는 교육이다’로 정리할 수 있다. 평소 제가 품고 있던 교육철학처럼 충북교육의 미래를 위해 교육의 품, 학교의 꿈, 아이의 힘을 목표로 설정하고 지속가능한 교육으로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 지역과 국가를 넘어 모든 영역에서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대비해 ‘양질의 교육’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야 한다. 이에 현재 우리 인류가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세계적, 시대적 화두가 지속가능한 교육이다. 더불어 ‘미래는 교육’이라는 문구에는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대비한 교육만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의미와 이에 대한 저의 의지가 실려 있다."

-교육감으로서 그리고 계신 충북교육은 어떤 것인지.

"앞으로 4년간 충북교육을 이끌어갈 교육목표로 ‘교육의 품, 학교의 꿈, 아이들의 힘’을 제시했다. 교육의 품, 학교의 꿈, 아이들의 힘은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요소다. 이러한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동감과 동행, 그리고 소통을 정책방향으로 잡았다. 첫 번째 교육목표인 ‘교육의 품’은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등 교육의 주체들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감싸고 밀고 끌며 공감과 동행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 ‘학교의 꿈’은 우리 학생들이 꿈을 꾸며 그 꿈을 실현해 나아가며 성장하는 공간으로 조성해 아이들의 소망과 꿈으로 가득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충북교육의 품과 우리 학교들의 꿈을 한데 모아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우리 아이들이 저마다의 능력, 역량, 재능을 꽃피워 아이들의 ‘힘’이 될 수 있다. 제가 그리는 충북교육은 아이들이 저마다 가진 재능과 적성, 능력과 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를 발굴하고 종합적으로 지원해 우리 아이들 한명 한명이 함께 인재로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교육이다."

-충북교육청의 교육정책 기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에 대한 구상과 방향은.

"교육에서의 보수와 진보는 정치적 이념상의 보수, 진보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는 좋은 정책은 유지하고 개선을 바라는 정책에 대해선 바꿔나가도록 하겠다. 교육정책 기조는 큰 틀에서 ‘소통’과 ‘학력 신장’에 방점을 두겠다. 긴 코로나19를 보내면서 학력저하 문제는 충북만이 아닌 전국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제이자 대표 공약으로 아이들의 학력을 평가하기 위한 성장중심 맞춤형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충북교육의 명예 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다. 더 다양한 소통 방안을 마련해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겠다. 제가 앞으로 펼칠 충북교육은 보수나 진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현실적인 상황과 교육 지향점에 대한 균형감을 갖고 교육정책을 펼치겠다."

-취임 후 1호 결재로 기초 학력 신장 관련 사안을 선택했다. 어떤 의미인가.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학생들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며,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기초 학력 신장을 위해선 우선 현재 아이들의 학력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확한 평가와 학력 수준의 확인이 없다면 그에 따른 적정한 조치가 뒤따를 수 없다. 진단 평가 자료를 바탕으로 그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뒤따라야 한다. 각자 수준에 맞춘 맞춤형 교육으로 기초학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이달(7월)부터 학교 현장의 소리를 반영해 충북 에듀테크 시스템을 활용, 우리 학생들은 자신의 성취 정도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과 성취감 함양으로 자기주도적 학습력이 신장될 것이다. 학부모는 자녀의 정확한 학력 수준과 피드백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학력 관련 정책들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그러나 과거처럼 서열화를 위해 공부에만 몰입해 획일적으로 학교에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 드린다."

-진단평가의 도입 시기를 예상한다면.

"앞으로 6개월간 학교 현장 분석 및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들어 충북에듀테크 시스템을 활용해서 국어, 수학, 영어 교과 위주로 시범 운영한다. 2023년 3월부터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 대상으로 국어, 수학과 영어 교과 전면 실시하고 2024년 3월부터 초등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 대상으로 모든 교과에 대해 전면적으로 실시하게 된다. 평가 방식은 충북에튜테크 시스템을 활용해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의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학생의 진단 및 맞춤형 교육에 대한 성장 이력을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충북이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AI 영재고 설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향후 추진 계획을 설명한다면.

"영재고 설립 문제는 윤석열 정부 정책과도 맞아 어느 정도 추진 동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영재고 설립은 미래 충북교육의 인재 양성의 중심으로 시대적 요구이자 국가적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지역 명문고라는 모델로 정립해야 한다. 지난 선거 기간 중 약속드린 명문고 설립 방안은 크게 네 가지다. 진천·음성혁신도시에 AI영재고 설립, 오송 바이오메디컬타운과 연계해 과학영재고를 설립하는 방안, 옥천·영동지역에 수학 영재고, 과학고의 오창 이전 등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지역 선정이나 교육과정, 선발 방법 등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교육부와 협의 과정 등 설립이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디지털 인재 양성과 충북교육의 미래를 위해 의지를 담아 노력하겠다."

-끝으로 도민과 교육가족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충북교육가족 여러분, 새로운 시작의 설렘이 어느 때 보다 크다. 먼저 충북교육을 바로 잡는 일에 모두들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 제가 취임 일성으로 충북도민과 교육가족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는 사자성어 ‘해불양수(海不讓水)’의 겸허한 자세로 도민과 교육 가족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겠다. 부족하지만 도민여러분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기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듯이 긴 안목으로 준비하겠다. 도민 여러분과 충북교육가족들의 응원과 격려, 애정 어린 질책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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