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준·충남본부 논산·계룡담당 기자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한동안 뜨겁게 달궜던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광역 및 기초단체장 당선자들이 취임하며 본격 업무가 시작됐다. 새로 취임한 광역 및 기초단체장들은 선거운동 내내 지역발전의 초석이 될 것을 다짐하며 순수한 열정과 비전을 쏟아냈다. 이런 점에서 지역민들은 새로운 시장 및 도지사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지만 그들이 ‘늘 처음처럼’ 초심을 간직할지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그동안 여전히 자치단체장은 물론 지방의원들이 이권개입 등으로 물의를 빚은 사례가 수없이 반복 해 왔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 1000명 이상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이 각종 비위 등으로 중도 사퇴할 정도로 지방자치가 부패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불미스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초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출마할 때는 스스로 다짐했던 각오와 선거운동 과정에서 유권자들에게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기 때문이다. 초심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처음에 다짐하는 마음이기 때문에 순수하고 겸손하다.

이는 역사속의 한 인물의 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국 통일 직후 혼란했던 신라를 전성기로 이끈 신문왕은 즉위한 해에 내부 반란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시련을 잘 이용해 왕권을 강화시킨 인물이라는 평을 듣는다. 신문왕은 초심을 잃어갈 자신이 두려워 그에 대한 제어장치로 충신은 가까이, 간신은 멀리 하고 충신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신문왕의 경청에 대한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원효대사의 아들 설총이 직접 지은 이야기를 신문왕에게 들려준다. 꽃의 왕인 모란 꽃 옆에 장미꽃과 할미꽃이 있는데, 장미꽃은 달콤한 아첨하는 이야기를 하고, 할미꽃은 옆에서 쓴소리를 한다. 바른 말을 듣기 싫어하는 왕이었다면 말에 가시가 있다며 듣기 싫다고 내쳤을 텐데 신문왕은 오히려 설총을 칭찬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간신을 멀리하고 충신을 가까이 했다. 그 혼란한 신라를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신문왕의 초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향후 4년의 임기를 보람있게 그리고 부끄럼없이 보내기 위해선 늘 초심을 간직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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