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조·취재2팀 정치사회담당 기자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최근 각 시도마다 새로운 민선8기(세종은 4기)가 출범했지만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많은 상황이다. 선거기간 ‘지역의 일꾼’을 자처하며 견마지로(犬馬之勞)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던 후보들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당선인들은 ‘논공행상’ 등에, 낙선자들은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이장우 대전시장은 인수위 활동을 하면서 공식적인 브리핑 없이 민선7기 주요 사업을 지적하는 입장문만 2~3차례 발표하는 ‘깜깜이’ 인수위 활동을 계속했다.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는 전문성 없는 일부 선거 캠프 인사들이 올라 질타를 받기도 했다.

유성구를 제외하고 모두 새 얼굴로 바뀐 구청장 당선인들에게는 구정 현안 해결보다 선거캠프 인사들 중 누가 별정직, 공무직 등의 정무라인에 참여할 지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하반기 인사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또 이 과정에서 일부 캠프는 ‘선 넘은’ 중상모략(中傷謀略)이 판을 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심을 최우선으로 여기겠다고 약속했던 여·야는 선거가 끝나자 마자 민심은 뒷전으로 내팽겨치고 전리품 나누기와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던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을 내준데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지만 반성보다 서로 ‘네 탓’ 공방만 일삼았다.

현역 국회의원인 지역 위원장들은 지방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내 사람 심기’ 공천 논란에도 불구하고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다. 박영순 대전시당위원장만이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시당위원장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오히려 대선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깻 잎 한 장’ 차이로 석패했다며 변명만 늘어놓으며 달라진 민심마저 호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선거가 끝나자마자 달라진 여·야의 모습은 국회에서 더욱 가관이다.

고유가를 중심으로 치솟는 물가와 경기불황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지만 민생 챙기기보다 의장단 구성을 놓고 서로의 자리싸움만 더해가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선거가 끝난 지 불과 한 달도 안돼 불신의 아이콘처럼 여겨지는 기존 정치권의 모습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실제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 2일 충청권의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52%, 민주당 32%에서 최근 국민의힘 40%, 민주당 21%(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로 급락했다.

이러한 여·야의 ‘서로 더 못하기 공방’에 시민들의 정치 혐오 현상만 커진 셈이다. 지난주 본격적으로 민선 8기가 닻을 올렸다. 시민들의 우려가 기대와 환호로 바뀔 수 있는 새로운 민선 8기의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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