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뢰산 전경. 충북 진천군 제공
만뢰산 전경. 충북 진천군 제공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만뢰산(萬賴山)은 만노산(萬弩山)·금노산(今奴山)·금노산(今弩山)·금물노산(今勿奴山)으로도 불리는데 고구려시대의 지명을 따서 그대로 붙인 이름이라고 전해 온다. 본래 고구려 땅이었던 진천 지역이 신라 땅이 된 뒤 김유신(金庾信)의 아버지 김서현(金舒玄)이 만노태수로 부임했는데 북쪽으로는 고구려군과 서쪽으로는 백제군과 선전 분투하면서 군민에게 선정을 베풀었기에 평화롭게 살았다고 해 만뢰산(萬賴山)이라 불린다는 전설이 있다. 진천군 백곡면 대문리와 진천읍 연곡리 경계에 있으며 높이는 611m이다. 진천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천안시와도 경계를 이룬다. 인근에 연곡리 보련마을이 있어 보련산이라고도 한다. 정상부에 만뢰산성이 있으며 조선 시대는 이흘산성(伊訖山城)으로 불렸다. 진천군의 주봉(主峰)으로, 관내 하천 분포의 일대 분수령을 이루고 있는 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고을 서쪽 24리에 있다. 돌로 쌓았는데 둘레가 3,980척이요, 안에 우물 하나가 있었는데 지금은 폐지되었다”라는 내용이 있다. 병자호란 당시 산 정상에 있는 만노산성(萬弩山城)에서 유창국(柳昌國)이 조감과 함께 적과 맞서 수천 명의 피란민을 구했다고 전한다. 『세종실록지리지』의 태령산(胎靈山) 관련 기사에서 ‘만노군태수(萬弩郡太守)’라는 내용이 있어 이 지명은 당시 이곳에 있었던 만노군과 관련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지도서』에는 “협탄령에서 뻗어 나와, 떨어진 줄기가 성산(城山)이 된다”라는 내용이 있다. 대부분의 옛 지도에서도 만노산이 기재돼 있으며, 보련산은 따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해동지도』에서는 만노산과 보련산이 다른 위치에 지명이 기재돼 있어 이에 대한 상세한 검토가 필요하다. 덕성산(德城山)(519m)의 한 지맥이 서운산(瑞雲山)(547m)을 이루고, 다시 엽둔재(葉屯峙)(344m)를 넘어 남방으로 뻗치어서 이루어진 산이다. 봄철이면 능선에 진달래가 만발해 산행하기에 좋다. 연곡 계곡이 발원하며, 연곡저수지를 사이에 두고 태령산(胎靈山)(421m)과 이웃하고 있다.

김유신 장군 사적비. 충북 진천군 제공
김유신 장군 사적비. 충북 진천군 제공

◆ 역사적 인물 및 사건

김유신은 가락국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후손으로 595년(진평왕 17)에 진천읍 상계리 계양마을에서 출생했다.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은 김유신(595~673)이 태어난 곳과 그의 탯줄을 보관한 태실을 가리킨다. 김유신은 609년(진평왕 31) 화랑이 돼 용화향도(龍華香徒)를 거느리면서 화랑정신을 수양했다. 629년(진평왕 51) 중당(中幢)의 당주로서 청주의 낭비성 전투에 출전해 고구려군을 격파한 뒤 경상도 압량주의 군주가 됐다. 644년(선덕여왕 13) 소판(蘇判)이 돼 상장군에 오르고 백제의 가혜성 등 7성을 점령했다. 647년(진덕여왕 1) 명활성을 거점으로 반란을 일으킨 상대등 비담과 염종을 진압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무산성·감물성·동잠성 등을 공격한 백제군을 격퇴했다. 이처럼 당나라군과 연합해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흥무대왕(興武大王)으로 추봉됐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조선 후기 이운해(李運海)가 지은 칠언율시의 한시 ‘만뢰산’이 있다. 이 한시에서 ‘만뢰산(萬賴山)’은 김유신 장군 이후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켜 적군을 물리친 유창국(柳昌國)과 휘하 의병들의 활동이 지금도 눈에 밟힐 정도로 선명하게 남아 있다는 내용이 소개돼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의병장과 그 휘하 의병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 김유신은 조선 시대에도 삼국통일의 주역으로 높이 숭배돼 명종(明宗) 때인 1563년(명종 18)에 최치원(崔致遠), 설총(薛聰)과 함께 경주의 서악서원(西嶽書院)에 배향됐다.

만뢰산 길상사. 충북 진천군 제공
만뢰산 길상사. 충북 진천군 제공

◆ 문화유산

1964년 9월 3일 보물 제404호로 지정된 진천연곡리석비(鎭川蓮谷里石碑)가 있다. 1993년 2년여의 공사 끝에 보탑사가 건립되면서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단장해 오늘에 이르렀다. 고려 전기인 10세기경에 세워진 비석이다. 건립 경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귀부와 비신, 이수를 갖추고 있는 일반적인 비석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거북 모양의 받침돌에는 거북등 모양의 무늬가 정교하게 조각돼 있다. 머리는 말머리 모양과 흡사하나 많이 마멸된 상태이며, 앞발의 발톱은 모두 파손된 상태다. 비신을 받쳐 주는 비좌 부분에는 연꽃 문양을 새겼는데, 잎이 작으면서도 양감이 느껴진다. 비의 전체 높이는 360㎝, 비신은 213㎝, 폭은 112㎝, 두께는 22㎝이다. 비신에는 4면 어느 곳에도 명문이 없어 ‘연곡리 백비’라고도 부른다. 이수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서로 여의주를 차지하려고 하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조각돼 있으며, 이수에도 27×25㎝의 사각형 제액이 있을 뿐이다. 본래는 논 가운데 있던 것을 1968년 현재의 자리에 비각을 건립해 보호하고 있다. 사람들은 비석이 위치했던 곳을 비석이 서 있는 곳이라 해 ‘비선골’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만뢰산을 대표하는 인물인 김유신과 얽힌 기념물도 있다. 진천읍 벽암리 508번지(문진로 1411-38)에 있는 진천 길상사(吉祥祠)가 대표적이다. 흥무대왕 김유신(金庾信)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진천군과 김해김씨 문중이 관리하고 있다. 1975년 2월 21일 충청북도 기념물 제1호로 지정됐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오르면 입구의 홍살문과 본전인 흥무전(興武殿)을 비롯해 관리사·내삼문·협문 등 모두 6동의 건물이 배치돼 있다. 흥무전은 앞면 5칸 옆면 2칸 규모에 팔작지붕을 올린 주심포집으로 벽면과 기단 등을 콘크리트로 지은 현대식 목조 건물이다. 안에는 장우성(張遇聖)이 그린 가로 98㎝, 세로 187㎝의 영정이 있는데 1976년 11월 5일 봉안했다. 뒤뜰에 1957년 세운 흥무대왕신성비, 안뜰에는 1976년에 세운 김유신장군사적비, 입구에는 길상사중건사적비 등이 있다.

만뢰산 전경. 충북 진천군 제공
만뢰산 전경. 충북 진천군 제공

◆ 설화

만뢰산의 역사적인 인물 김유신의 아버지인 김서현 장군의 태몽 담과 평범한 인물보다 10개월이 많은 20개월 후에 김유신 장군이 태어났다는 탄생 담이 있다. 김서현 만노태수는 도임한 날로부터 군민을 사랑하고 군민을 위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실천했다. 태수가 도임한 지 1년이 가까운 어느 경진(庚辰) 날 밤이었다. 하늘에서 갑자기 오색이 찬란하고 으리으리한 구름이 아름답게 퍼지면서 구름 속에서 형혹성(熒或星)(화성(火星)과 진성(眞星)) 두 별이 합치더니 다른 별보다 유난히 빛이 났다. 하늘에서 땅까지 불줄기가 뻗치니 정신이 황홀해졌다. 별이 불줄기를 타고 내려오더니 태수의 가슴에 와서 안겼다. 정신없이 별을 안고 있다가 깨어보니 꿈이었으나 참으로 훌륭한 꿈이었다. 만명 부인은 혈통을 존중하는 신라 왕실의 엄격한 전통을 깨뜨리고 태수를 따라서 만노군으로 왔다. 만명 부인은 피곤한 몸으로 내아에 있을 때 정신이 아찔해지더니 깜빡 잠이 들었다. 그때는 자정이 가까워진 때였다. 갑자기 하늘에서 북두칠성과 남천성이 합해지더니 오색영롱한 구름이 하늘을 덮었다. 두 별이 합해지면서 무지개 같은 불줄기가 땅으로 내리 쏟으며 부인 앞까지 뻗치더니 금빛이 번쩍이는 황홀한 갑옷을 입은 동자가 무지개 같은 불줄기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정신을 가다듬고 조용히 바라보고 있는데 금빛 갑옷을 입은 동자가 품에 와서 안기었다. 너무도 반가워서 동자를 안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가 깨어보니 꿈이었다. 그날 밤이 신축(辛丑)날 밤이었다. 이튿날 조용한 틈을 타서 태수에게 꿈 이야기를 하게 되니 지난번에 태수가 꾼 꿈과 비슷했다. 태수는 빙그레 웃으면서 자기가 꾼 꿈 이야기도 했다. 태수는 대인을 낳게 되는구나 싶어 “품 안에 들어온 별이나 금갑동자가 비슷한 점이 있고, 그 꿈이 대몽이오. 내 꿈도 대몽이었는데 우리 내외가 모두 큰 꿈을 꾸었소. 이 꿈이 태몽이 틀림없소. 나라에 큰 재목이 될 대장 하나 낳으면 얼마나 좋은 일이오”라고 하면서 기뻐했다.

만뢰산 비석과 전경. 충북 진천군 제공
만뢰산 비석과 전경. 충북 진천군 제공

◆ 추천코스

1 코스 : 김유신탄생지 - 생태공원안부갈림길 - 갈미봉 - 만뢰산 정상-도계능선-보탑사-연곡저수지 –김유신탄생지 (총 11km, 4시간30분 소요)

2 코스 : 김유신탄생지 - 연보정 - 태령산정상(태실) - 생태공원안부갈림길 - 갈미봉 - 만뢰산정상 - 도계능선 - 보탑사 - 연곡저수지 (총 11km, 4시간30분 소요)

3 코스 : 김유신탄생지 - 연보정 - 태령산정상(태실) - 생태공원안부갈림길 - 갈미봉 - 만뢰산 정상 - 도계능선 - 482봉 - 504봉 - 김유신탄생지 (총 15km, 5시간 소요)

4 코스 : 보련마을 입구 - 마을회관 - 솔암 - 북쪽 계곡 - 북동릉 - 만뢰산 정상 (총 3km, 2시간 30분 소요)

5 코스 : 대문리 하수문 삼거리 - 골 합수점 삼거리 - 남서쪽 계곡 - 북서릉 - 만뢰산 정상 (총 3.5km, 2시간 30분 소요)

6 코스 : 보탑사 - 만뢰산 정상 (총 2.67km, 1시간 40분 소요)

7 코스 : 보탑사 - 만뢰산 정상 - 갈미봉 - 만뢰산자연생태공원 - 태령산(태실) - 김유신 탄생지 (총 9.28km, 4시간 50분 소요)

8 코스 : 보탑사 - 삼거리 - 엽돈재 (총 11.3km, 5시간 50분 소요)

9 코스 : 보탑사 - 멱수 (총 7.81km, 3시간 50분 소요)

10 코스 : 보련마을 - 도솔암 - 만뢰산 정상 - 보탑사 (총 4.75km, 2시간 50분 소요)

11 코스 : 보련마을 - 도솔암 - 만뢰산 정상 - 갈미봉 - 김유신 탄생지 (총 8.89km, 5시간 소요)

12 코스 : 보련마을 - 도솔암 - 삼거리 - 엽돈재 (총 11.55km, 6시간 소요)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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