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빈·취재1팀 경제담당 기자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지난 주말 전주 나들이 중, 마침 전주를 홈으로 두고 있는 K리그 우승팀 전북현대모터스의 경기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자못 흥분된 마음으로 입장권을 사기 위해 모바일 앱에 들어갔더니 다채로운 할인 항목이 보였다. 대부분 타 팀과 비슷했지만, 그중 하나가 눈에 띄었다. 전북권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카드로 입장권을 결제하면 3000원가량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전지역 연고팀인 대전하나시티즌의 경우 입장료가 비교적 저렴하긴 하지만, 별도의 은행 할인은 없어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현재 지방은행이 있는 지역 연고 프로축구팀 중에는 지방은행과 협력해 지역민에게 혜택을 주는 곳들이 많다. DGB대구은행은 대구FC가 K리그에서 우승을 하거나, 6위 내 입성,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본선에 진출할 때 각각 연 0.10%p의 우대금리를 부여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역화폐카드인 광주상생카드를 통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광주FC 현장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제주은행도 제주유나이티드FC와 제휴카드 ‘제주U&B 카드’를 출시하고, 제주Utd 홈경기와 기념품숍 할인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다.

새로운 광역단체장들도 그동안 충청권 4개 시·도가 공동 추진하던 지방은행 설립에 많은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이 설립되면, 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과 지역민에게 일정 부분 혜택이 돌아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방은행이 다시 생겨나면 축구장, 야구장에 갈 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더 큰 폭의 대출과 높은 이자 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내놓은 대전 공약에서 벤처금융중심의 특수은행을 일컬어 ‘충청권 지방은행’이라고 표현해 기존 4개 시·도가 추진하던 지방은행과 노선을 달리하는지에 대한 혼란이 야기됐다. 인수위와 대전시 등에서 대전을 본점으로 두는 특수은행과 충청권 지방은행은 결이 다르다고 못 박아 일단락됐지만, 지방은행 관련 법 개정, 본점 위치 선정, ‘빅테크’ 은행과의 경쟁력 강화, 자본금 확보 등 넘을 산이 산적해 있다.

이제 곧 새로운 민선 8기가 시작된다. 지역민과 어우러져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공생할 지방은행을 설립할 기회다. IMF에 쓰러진 충청 지방은행을 다시 세우려는 지역민의 염원이 이뤄지려면 4개 시·도의 원활하고 체계적인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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