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 기상청장

일반적으로 장마철 하면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 사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비’라고 생각하지만, 기상학적 정의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내리는 비’를 의미한다. 장마는 동아시아 여름 몬순 시스템의 일부로서, 남쪽의 열대성 기단과 북쪽의 한 대성 기단 사이에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강수시기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형성되기 전이나 소멸된 후에도 집중호우와 같은 강한 비가 빈번히 장마의 특성이 달라져 기상청에서는 2009년 이후 장마를 예보하지 않고 사후에 재분석을 통해 정보를 알리고 있다.

최근 여름철 장마 특성을 살펴보면, 2020년에는 중부지방과 제주에서 역대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되었다. 장마기간이 중부지방은 54일(6.24.~8.16.), 제주는 49일(6.10.~7.28.)이었으며, 집중호우가 잦아 강수량도 많았다. 특히 중부지방의 장마기간 강수량이 851.7mm, 강수일수가 34.7일로 관측이래 가장 오랜 기간 많은 비가 내렸다.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7월 평균기온이 6월보다 낮은 현상이 처음으로 나타나기도 했으며, 46명의 인명피해, 1조 2585억원의 재산피해, 역대 3위의 산사태 피해(1,343ha) 등 많은 피해도 잇따랐다. 중국에서도 1961년 이후 62일의 최장기간 장마와 최다강수량(759.2mm)을 기록하였고, 일본은 서부지역에서 1946년 이후 가장 많은 7월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기상현상이 발생했다.

반면에 2021년에는 중부지방과 제주에서 역대 3번째로 짧은 장마로 기록되었다. 1982년 이후 가장 늦은(제주 기준) 7월 3일에 시작하고 7월 19일에 종료하여 장마기간이 17일이었다. 또한, 1973년 이후 전국이 처음으로 장마 시작과 종료를 함께 하였다. 장맛비는 특히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려 지역별 차이가 컸으며, 장마 종료 후 8월에도 이틀에 한번 꼴로 잦은 비가 내렸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장마 종료 후 폭우로 홍수, 산사태 등이 발생하였다.

평년(1991~2020) 일강수량 경향은 일반적으로 장마철이라고 보는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까지 많은 강수량이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장마 종료 이후에도 장마철 대비 64%가량의 많은 강수량이 나타나는 만큼 호우 피해 예방을 위한 안전에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 기상청에서는 올해 장마를 비롯한 위험기상에 대비하여 ‘날씨알리미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신속하게 ‘위험기상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청주기상지청에서는 위험기상이 예상되면 방재기관 담당자를 대상으로 pc영상회의를 통해 위험기상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집중호우 등 취약지역에 대한 ‘기상정보 문자 서비스’를 읍·면·동 단위로 세분화하여 확대 제공하면서 지역민들이 안전하게 장마철 위험기상에 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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