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석 기상청장

점차 더워지는 날씨에 올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폭염’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기후변화로 인해 기록적인 폭염, 폭우 등 날씨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 최장·최단의 장마 등 장마의 형태가 과거와는 달라졌고, 폭염이 5월에도 발생하는 등 곳곳에서 이례적인 현상들이 발생한다. 최근 인도가 역대급 폭염으로 펄펄 끓고 있다는 뉴스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예측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는 폭염의 위험성을 인지해 미리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폭염으로 발생하는 피해는 비단 인도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온열질환자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자는 총 1,376명, 사망자는 20명 발생했다. 특히 사망자는 지난 2011년 온열질환자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시작 이후 2018년 48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여름철 재해는 대개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해 발생한다. 집중호우로 인한 재해는 날씨를 예상하고 대비하더라도 대자연 앞에서 인간은 무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폭염에 의한 재해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집중호우로 인한 재해는 돌발성이 강한 반면 폭염으로 인한 재해는 기온 예측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어 예측할 수 있으며 대비만 철저히 한다면 피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폭염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그동안 기상청에서는 폭염에 의한 피해 사례를 다방면으로 분석했다. 결과로 같은 고온의 환경에서도 영향을 받는 대상, 연령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대응 방법 역시 달라야 한다. 기상청은 2020년부터 기온과 습도를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도입하였고, 폭염특보 기준을 ‘일최고기온’에서 ‘일최고체감온도’로 변경하여 운영 중이며, 폭염특보 기준과 연계해 지역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폭염영향예보를 실시하여 폭염으로 인한 국민 건강피해 예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폭염 영향예보가 발표될 경우 오후 2시에서 5시까지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옥외작업이나 농사일은 피하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은 완전히 익혀 먹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규칙적으로 물을 자주 마셔야 하며,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고 시원하게 지내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가장 더운 시간대인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폭염특보와 폭염영향예보를 생활 속에서 잘 활용하여 폭염피해를 줄이고 국민 모두가 슬기롭고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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