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전경. 충북 단양군 제공
월악산 전경. 충북 단양군 제공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1984년 17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악산은 전체 면적 287.571㎢로 소백산을 지나 속리산으로 연결되는 백두대간의 중간쯤에 있다.

월악산은 기암절벽이 치솟아 산세가 험준하고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져 주봉은 영봉(1,097m)으로 불리며, 만수봉, 금수산, 신선봉, 도락산 등 22개가 넘는 크고 작은 산과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다.

충북 단양군, 제천시, 충주시와 경북 문경시가 접해 있으며 수도권에서 가깝고 충주호반과 어우러진 탐방지로 사계절 탐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특히 월악산은 복자기, 당단풍나무 등 알록달록한 단풍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수려한 경치와 단풍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제비봉과 단풍의 절정을 알리는 만수계곡 자연관찰로는 단풍철이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탐방로로 황금빛 가을옷을 자랑하는 월악산의 단풍 명소다.

월악산 일대의 지형은 주봉인 영봉을 중심으로 만수봉과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반드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라는 뜻의 도락산과 바위 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나는 모습처럼 보이는 제비봉 등 수려한 명산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영봉은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여겨져 양편으로 송계 8경과 용하 9곡이 쌍벽을 이루면서 자연경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선암계곡 내 도락산의 아기자기함과 충주호의 푸른 물과 조화를 이룬 구담봉, 옥순봉은 가히 선경(仙景)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소백산맥에 속한 월악산은 달이 뜨면 주봉인 영봉에 걸린다고 해 신라시대에는 월형산(月兄山)이라고 불리었다.

세월이 흐르며 5대 악산으로 일컬어지는 월악산으로 이름이 굳어지게 됐다.

월악산 명칭에 관한 재미있는 속설이 있다.

월악산은 한 때 ‘와락산’ 으로도 불리었다. 크게 두 가지 설이 존재하는데 첫 번째는 후백제의 견훤이 이곳에 궁궐을 지으려다 ‘와락’ 무산되었다는 설과 두 번째는 고려 태조 왕건의 수도 후보지로 개성 송악산과 중원 월형산이 경쟁하다 개성 송악산으로 결정되자 도읍의 꿈이 ‘와락’ 무너져 지칭됐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완만한 지형⋅지세와 계곡을 낀 울창한 월악산의 자연관찰로에는 150여 종 20만 본 정도의 야생화가 있어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꽃과 어류, 조류 등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또 천연기념물 제337호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지에 드물게 자라는 희귀종인 망개나무 자생지가 보존돼 있다.

월악산 옥순봉. 충북 단양군 제공
월악산 옥순봉. 충북 단양군 제공

◆ 역사적 인물 및 사건

월악산 옥순봉은 퇴계 이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옥순봉(玉筍峰)’이란 이름을 붙인 이가 이황이기 때문이다.

옥순봉은 희고 푸른 바위들이 대나무 순처럼 힘차게 솟은 봉우리를 이루고 있어 이황이 지은 이름이라 한다.

예로부터 옥순봉은 청풍이라 불린 제천에 속해 있었다.

그러다가 조선 명종 때 이황이 단양군수로 부임하면서 청풍부사에게 옥순봉을 달라고 청한 일이 있었다.

아끼는 기생 두향이가 옥순봉을 단양군에 속하게 해달라 청했던 것이다.

그러나 청풍 부사가 거절하자 퇴계 이황이 옥순봉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 새기면서 이곳을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단양팔경’ 가운데 유일하게 제천에 속해 있는 이유다.

아쉽게도 바위에 새겨진 힘찬 글씨를 보고 감복한 청풍 부사가 옥순봉을 줬다는 그 글씨는 세월이 흘러 찾아볼 수 없다.

뛰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월악산. 크라우드픽 제공
뛰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월악산. 크라우드픽 제공

◆ 문화 유산

▲ 덕주산성

과거 충청북도 기념물 제35호인 덕주산성의 둘레는 약 2,000m 달했다.

현재 유구는 거의 무너졌으나 조선시대에 쌓은 남문·동문·북문 등만이 남아 있다.

덕주산성은 신라 경순왕의 딸 덕주공주(德周公主)가 피난했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월악산의 산마루와 그 지맥을 둘러싸고 내성과 외성을 갖춘 덕주산성은 나성(羅城)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덕주산성은 문경과 충주를 잇는 도로를 차단하는 전략적 요새지이기 때문에 이 성은 차단성(遮斷城)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성 남쪽에는 덕주사(德周寺) 옛터와 마애불상이 있고, 근처에는 미륵사지(彌勒寺址) 등 고려시대의 유적이 있다.

또 조선 말기 명성황후(明成皇后)가 흥선대원군과의 권력암투에서 패배할 것을 예상하고 은신처를 마련하려고 이곳에 성문을 축조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 신륵사

신륵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法住寺)의 말사이다.

6·25전쟁으로 인해 퇴락됐다가 근래에 국사당·산신각을 지었다.

1960년에 대웅전을 중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32호로 지정된 극락전과 국사당(國祀堂)·요사채 등이 있다.

극락전 안에는 아미타삼존불을 비롯해 4점의 탱화가 있다.

목조아미타불좌상은 조선 초기 작품으로 추정되며, 대세지보살좌상은 인자하면서도 힘 있는 모습을 갖춘 조선시대 작품이다.

국사당은 원래 제천시 하수면 송계리의 월악산 수경대(水鏡臺)에 있었다.

신라 때부터 월악신사(月岳神祀)를 설치해 제천(祭天)하던 곳이며, 1256년(고종 43) 몽골 병이 침입했을 때나 임진왜란 때 부근 사람들은 이곳에 모여 난을 피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4호로 지정된 삼층석탑 1기와 높이 110㎝의 당간지주가 극락전 앞에 있다.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삼층석탑을 1981년 3월에 해체, 복원하던 중 석탑의 기단부에서 108개의 소형토탑(小形土塔)과 사리함편(舍利函片) 2개가 출토됐다.

단풍이 피기 시작한 월악산. 충북 단양군 제공
단풍이 피기 시작한 월악산. 충북 단양군 제공

◆ 설화

월악산 중턱 마애불과 덕주사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딸 덕주공주와 관련된 전설이 전한다.

덕주공주가 오빠 마의태자와 함께 망국의 한을 달래며 덕주사를 짓고 아버지 경순왕을 그리워했다는 이야기다.

경순왕이 왕건에게 나라를 넘기자 경주를 떠난 마의태자 일행은 신라의 국권 회복을 위해 병사를 양병하고자 금강산으로 길을 가던 중 문경시 마성면(하늘재)에 이르렀다.

그때 태자 꿈에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이곳에서 서쪽으로 고개를 넘으면 서천(西天)에 이르는 큰 터가 있을 것이다. 그곳에 불사하고 석불을 세우고 북두칠성이 마주 보이는 영봉을 골라 마애불을 조성해 만백성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을 잊지 말라”라고 말했다.

태자는 예사롭지 않은 꿈이라 생각하고 동생과 함께 계곡물에 목욕재계하고 서쪽으로 이동해 월악산 최고봉 아래에 8년간 마애불을 조각하며 세월을 보냈는데, 그 자리가 바로 덕주사 터였다고 한다.

이후 공주는 계속 덕주사에 머물길 원해 그곳에서 출가해 여생을 보냈지만, 마의태자는 끝내 금강산으로 갔다고 한다.

마의태자가 미륵불을 만들고 금강산에 들어가고 덕주공주는 마애불을 조성했다고도 하고, 고려가 마의태자를 미륵사에 공주를 덕주사에 감금해 남매가 서로를 그리면서 불상을 새겼다는 전설도 있다.

공주가 마애불이 됐고, 태자가 미륵사지 입상이 됐다고도 한다.

마애불이 덕지오아자의 얼굴, 미륵불이 마의태자의 얼굴을 따서 새겨진 것이라는 전설도 있다.

덕주산성과 관련된 설화도 전해진다.

1256년(고종 43) 몽골군이 충주를 공략하고 덕주산성으로 진격했다.

송계리의 주민들과 군사들이 덕주산성을 지켜내기 위해 몽골군에 대항했으나 힘이 모자라 함락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들고 강풍이 불며 우레가 울리고 비와 우박이 쏟아져 몽골군들은 신이 돕는 땅이라 해 달아났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태조 왕건은 고려를 건국하고 수도를 정하고자 송악산의 개성과 월악산 일대의 중원을 놓고 고민했다.

개성의 송악산과 제천과 충주 일원에 걸쳐있는 월악산이 새로운 왕조의 수도 지로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것이다.

결국 왕건은 수도를 개성으로 정하면서 월악산의 꿈은 무너졌다.

그래서 고려 시대 사람들은 월악산을 '와락산'이라고 했다고 한다.

제비봉에서 바라본 남한강. 충북 단양군 제공
제비봉에서 바라본 남한강. 충북 단양군 제공

◆ 등산코스

1 코스: 덕주골 - 덕주사 - 마애불 - 송계삼거리 - 영봉 - 덕주골 회귀 (12km, 7시간 20분)

2 코스: 동창교(월악산휴게소) - 송계삼거리 - 영봉 - 동창교 회귀 (8.6km, 6시간)

3 코스: 덕산공원지킴터 - 신륵사 - 신륵사삼거리 - 보덕암삼거리 - 영봉 - 덕산공원지킴터 회귀 (7.2km, 5시간)

4 코스: 수산리(쑥갓마을) - 보덕암 - 하봉 - 중봉 - 보덕암삼거리 - 영봉 - 쑥갓마을 회귀(12.4km, 7시간)

5 코스: 물레방아휴게소 - 북바위산 - 물레방아휴게소 회귀(6km, 5시간)

6 코스: 뫼악동 - 북바위산 - 뫼악동 회귀(3.8km, 3시간)

7 코스: 만수교 - 만수봉삼거리(만수계곡방향) - 만수봉 - 만수교 회귀 (8.8km, 5시간)

8 코스: 야생화단지 - 마의태자교 - 야생화단지(2km, 1시간 30분)

9 코스: 미륵리사지 - 하늘재와 관찰로 갈림길 - 미륵리사지(2km, 1시간30분)

10 코스: 포암산코스 : 하늘재 - 포암산 - 마골치 - 만수봉삼거리 - 만수봉 - 포암산 회귀(6.4km, 7시간)

11 코스: 사문리탐방지원센터 - 마패봉 - 사문리탐방지원센터 (4.6km, 3시간)

12 코스: 사문리탐방지원센터 - 마패봉 - 부봉 - 하늘재 (10.7km, 8시간)

13 코스: 상학 - 절터(남근석공원) - 금수산 - 상학 회귀(5.4km, 3시간)

14 코스: 상천(백운동) - 용담폭포삼거리 - 금수산 - 상천(백운동) 회귀(7.6km, 5시간)

15 코스: 계란재(옥순봉입구) - 삼거리 - 옥순봉 - 계란재(옥순봉입구) 회귀 (4.6km, 4시간)

16 코스: 계란재(옥순봉입구) - 삼거리 - 구담봉 - 계란재(옥순봉입구) 회귀(4km, 3시간)

17 코스: 제비봉공원지킴터~제비봉 - 제비봉공원지킴터 회귀(4.6km, 4시간)

18 코스: : 상선암마을 - 제봉 - 삼거리 - 신선봉 - 도락산 - 상선암마을 회귀(6km, 6시간)

17 코스: 상선암마을 - 채운봉 - 삼거리 - 신선봉 - 도락산 - 상선암마을 회귀(7km, 6시간 20분)

18 코스: 내궁기 - 신선봉 - 도락산 - 내궁기 회귀(3.4km, 4시간)

19 코스: 만수교 - 야생화단지 - 892고지(하단부 경유) - 만수봉 구간 - 만수교 회귀(6.6km, 3시간)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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