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충남본부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알리오 올리오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알리오 올리오는 올리브유에 마늘 향을 입혀 만든 이탈리아 오일 스파게티다.

하지만 한국식으로 변화한 ‘K-알리오 올리오’가 만들어지는 방식은 정통의 방식과 조금 다르다.

마늘 향만 입히는 정석 방법과 달리 마늘 10알 정도 편 썰어서 볶다가 간 마늘까지 넣어 볶아 만든다. 진정한 마늘 러버(Lover)들은 굽거나 튀긴 통마늘을 추가하기도 한다. 바다 건너 먼 한국까지 온 알리오 올리오는 한국인 입맛에 맞춰 마늘이 잔뜩 들어간 파스타로 변화했다.

하지만 이제는 K-알리오 올리오를 마음 편히 즐기지 못하게 될 수도 있게 됐다.

봄 가뭄으로 제철을 맞은 마늘이 ‘금쪽 마늘’이 됐기 때문이다. 마늘은 4월에서 5월 사이에 내리는 봄비를 맞고 크기를 키운다. 하지만 올해 봄 가뭄으로 비가 내리지 않아 마늘이 크기를 키우지 못했다. 비가 내리지 않아 마늘이 고사하기도 하면서 마늘 생산량도 크게 감소했다.

실제 충남 보령에서 올해 수확된 마늘을 보니 크기를 키우지 못해 아기의 주먹만 한 크기의 마늘도 더러 보였다.

보령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올해 비가 안 와서 마늘이 크지를 못해 크기가 다 작다"며 "마늘 크기가 작다 보니 수확량도 크게 줄었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마늘 크기가 작고 수확도 부진하니 마늘 가격도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마늘 도매가격은 1kg당 6844원으로 평년가격보다 1588원 비싸다.

오른 마늘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는 마늘을 조기 출하하는 등 수급안정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마늘은 한국인 필수 양념재료로 꼽히는 만큼 수급안정이 필수적이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K-알리오 올리오에도 마늘 가뭄이 예상된다. 가뭄이 해결되기 전까지 이탈리아 정통 방식의 알리오 올리오를 먹어야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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