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 가정 부실대출 증가 우려
"일반가게 부채상환 우선순위둬야"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 적지않아
정책 활용해 먹거리 품목 완화 필요

시장에서 한 상인이 계란 등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에서 한 상인이 계란 등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물가 상승세 속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물가 안정책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먼저 지속해서 물가가 상승하면 소비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종원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생긴 물가 상승이 소비자심리지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지표 가운데 소비지출·생활형편 전망 등은 물가가 상승하면 하락하는데, 거리두기 해제 이후 휴가철에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경우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물가 자체만 봤을 때 일부 소비자심리지수가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기조로 저소득 가정의 부실 대출이 늘어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민정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소득보다 적자가 큰 적자 가구가 전체의 20%에 달해, 물가 상승·금리 인상으로 부채원리금을 갚기 어려운 가계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특히 2030들이 그동안 빚투와 영끌로 빚을 많이 지고 있는데 다중채무 관리 역량이 부족한 만큼 부채에 신경 쓰면서 과도한 소비심리를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일반 가게들도 재무 상태를 점검하고 위험도가 감지되면 불필요한 지출 줄이는 한편 부채 상환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자재값 폭등으로 시름을 겪고 있는 지역 기업의 수출경쟁력 악화에 대한 우려도 드높다.

유창권 대전대 물류통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데 5대 수입 품목(원유, 천연가스, 유연탄) 등을 수입해서 물건을 만드니 가격이 오르고 결국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라며 "반대로 외국에 판매할 때 생산 원가가 올라가면 수출 경쟁력이 저하돼 수출기업에 영향이 미치고, 원유값이 급등해 오른 물류비가 소비자에게 반영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부자재 공급망 등 대외 환경을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통화량을 줄여야 하지만, 소상공인 지원금 등을 줄이기 어렵고 금리도 무한정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소득이 줄고 물가가 올라가는 과정에서 경제성장률도 낮아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이 적잖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지역민들이 가장 크게 물가를 체감하는 먹거리 등의 품목에서 시급하게 물가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민정 충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민선 7기 동안 조성해왔던 로컬푸드, 착한가게 등 지역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농산물, 유통망 관련 정책을 강하게 활용한다면 한동안 체감할 수 있는 먹거리 물가를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번 기회로 국내 산업 측면 농업 분야와 식량 의존도에 대한 연구나 관련 기관들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지역 화폐와 연동해 체감 물가를 낮추는 다양한 정책들을 영리하게 구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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