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산 전경. 충남 서산시 제공
팔봉산 전경. 충남 서산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충남 서산 팔봉면의 중앙에 우뚝 솟아 있는 팔봉산은 전국 100대 명산 중 하나다.

높이는 361.5m로 어송리, 양길리, 금학리 3개 마을에 접해있다.

비룡산에서 서각산(금강산)으로 이어지는 산지 중 한 가지는 서북으로 뻗어 어송리에서 팔봉산을 이루고, 한 가지는 서쪽으로 뻗어 태안에 이르러 백화산이 됐다.

산의 형세가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9개 마을을 품에 안은 듯 정기 있게 솟아 있다.

원래는 9개의 봉우리인데 가장 작은 봉을 제외하고 보통 8개 봉우리라 한다.

이 때문에 8봉에서 제외된 한 봉우리가 자기를 포함하지 않았다고 해 매년 12월 말이면 운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팔봉산은 금북정맥에 속하며 『호산록』에 따르면 산 이름은 8개의 암봉이 줄지어 서 있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호산록에는 “군의 서쪽 해안에 있는데 여덟 봉우리가 산 위에 나열돼 있으므로 팔봉산(八峰山)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첫째 봉우리는 운암사(雲庵寺) 뒤에 있는데 가장 우뚝하며 3면이 모두 석벽이고 창암절벽 이어서 날아다니는 새가 아니고서는 능히 올라갈 수가 없다. 그 일면에는 가느다란 길이 돌 위에 얽히어 돌고 있어서 겨우 사람만 다니는 통로가 된다. 봉우리 안쪽은 평탄하고 광활해 가히 백 사람을 수용할 수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팔봉산의 수려한 기슭마다 천제터, 경수암지(慶壽庵址), 양길리의 운암사지(雲庵寺址) 등 문화유적의 자취를 찾을 수 있다.

서산시의 명산으로 유명한 팔봉산은 많은 등산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서해안 시대에 따른 관광 휴양지로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팔봉산은 암봉이 많은 산이지만 철계단과 로프가 잘 설치돼 있다.

산 정상인 3봉에서 북쪽으로 가로림만의 드넓은 갯벌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해안에 인접한 이 산은 바위에 노을이 물드는 저녁 시간의 풍경이 특히 이채롭다. 커다란 바위가 포개어져 있는 정상에 서면 서해가 한눈에 펼쳐진다.

팔봉산 설경. 충남 서산시 제공
팔봉산 설경. 충남 서산시 제공

◆ 역사적 인물 및 사건

옛날에 은산(銀山) 이문(李文)이라는 강도가 있었다.

이문은 부하 100여 명을 거느리고 팔봉산 봉우리 안으로 들어와서 점거하고 굴을 만든 다음 평민을 갈취하고 살해했다고 한다.

당시에 병사(兵使)가 이를 듣고 도적이 숨어있는 곳을 찾아 잡으려고 많은 군사를 풀어 세 겹으로 포위해 수비 하니 도적이 굶주려 죽기도 하고 굴속에서 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봉우리 뒤쪽 창암절벽은 수비 하지 못했으므로 남은 도적이 밤에 수비 하지 않음을 알고 굴속에서 나와 도망쳤다고 한다.

또 임오년과 을미년의 심한 한해(旱害) 때 이 산에서 기우제를 지내자 비가 와서 위기를 면했다고 하며 그 후로 한해가 심할 때마다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팔봉산 일몰. 충남 서산시 제공
팔봉산 일몰. 충남 서산시 제공

◆ 문화유산

▲ 기우제 터 : 정상 3봉에서 동쪽으로 돌아가면 절벽 위에 큰 바위가 신비스럽게 단을 이룬 제단이 있다. 가뭄이 들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흡족히 내리고 풍년이 들어 군민이 함께 춤을 추며 기뻐하는 축제가 됐다고 전해온다.

▲ 운암사지 : 등산로를 따라 돌아가면 절터에 이른다. 이곳에는 항상 구름이 머물러 있는 운암사가 있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창건과 폐사시기를 알 수 없으나 지금은 절터와 우물이 남아있다.

팔봉산 우럭바위. 충남 서산시 제공
팔봉산 우럭바위. 충남 서산시 제공

◆ 설화

▲ 감투봉(노적봉) : 높은 벼슬에 오른 대감의 감투 또는 노적을 쌓아 올린 모양과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감투는 벼슬이나 직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소원을 빌면 부귀영화를 얻는다는 전설이 있다.

▲ 우럭 바위 : 우럭의 얼굴을 닮았다고 해 우럭 바위라 한다. 용왕이 보낸 우럭이 팔봉산 경치에 반해 돌아갈 날을 잊고 바위가 됐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이후 서산 어촌마다 풍어를 이뤄왔다고 한다.

▲ 어깨봉(2봉) : 힘센 용사의 어깨를 닮았다 해 어깨봉이라 하며 용맹과 건강을 상징한다. 어깨봉을 오르며 어깨를 활짝 펴면 기가 충만하고 활기가 넘치고 새 힘을 얻어 삶이 변화한다고 전해진다.

▲ 용굴(3봉) : 제일 높은 봉우리 정상에 오르는 길목의 바위 터널을 용굴이라고 하며 여기에 팔 봉의 수호신 용이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이 용은 비를 내려주고 복을 주며 지역을 지켜준다고 믿는다.

▲ 호랑이굴 : 운암사지에서 내려가면 큰 바위로 지붕을 한 동굴이 나온다. 이 동굴 속에 호랑이가 있었다고 전해온다. 신통력을 가진 영물로 효자와 의인을 돕고 잡귀를 막아 화를 물리친다고 믿어왔다.

▲ 지영이 절터 : 경수암의 지영스님과 이웃의 큰절스님이 서로 시기하며 다투다가 심술을 부려 배형국의 경수암에 샘을 파게 하고, 옥녀탄금형의 큰절 뒤 바위를 옮겨 함께 망했다고 하며 이곳을 지영이 절터라 불렀다.

▲ 치성 바위 : 등산로 옆 물 마른 개울에 감투봉을 향해 누워있는 장방형의 너른 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팔봉산을 향해 소원을 빌던 치성 바위라고 전해온다.

팔봉산 일출. 충남 서산시 제공
팔봉산 일출. 충남 서산시 제공

◆ 추천 코스

1 코스 : 양길리주차장 - 음수대 - 노적봉 - 운암사터 - 구름다리 - 천제터 - 헬기장 - 상봉(3봉) - 젓가락바위 - 산이고개 - 서태사 - 어송주차장 (총 4km, 약 2시간 소요)

2 코스 : 어송주차장 - 서태사 - 산이고개 - 젓가락바위 - 상봉(3봉) - 헬기장 - 천제터 - 구름다리 - 운암사터 - 노적봉 - 음수대 - 양길리주차장 (총 4km, 약 2시간 소요)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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