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내포초등학교장

사람의 체온은 36.5℃ 여기서 2℃만 오른다고 생각해 보자. 우리 몸의 체온이 계속해서 38.5℃를 유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뜨거워진 몸 때문에 고통스러워 잠을 못 이루고, 체온을 낮추려 계속 해열제를 먹거나 심하면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이 속출할거다. 우리 몸이 2℃만 올라도 너도 나도 난리를 피울텐데 지구가 2℃ 오른다는 소식에 너무 무관심하다. 전 세계 기후변화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 연구조직 IPCC는 2℃는 너무 높고 목표를 1.5℃로 낮춰야 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재의 상태로는 2℃의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부터 절반으로 줄인다고 해도 지구 온도는 2050년경에 2℃이상 올라갈 것이라고 한다.

또 1.5℃ 목표 달성을 위해 세계 순배출량을 2050년경까지 ‘0’수준까지 줄여야 한다고 했다. 2020년에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3.5% 정도 축소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5%밖에 축소되지 않았다고 하니 ‘탄소제로’로 가는 길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 수 있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학교에서도 환경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확산되고 있어 다행이다 싶다. 탄소를 줄이기 위한 실천은 어려서부터 몸으로 체득되지 않는다면 어른이 되어 체득하기는 더욱 어렵다고 본다. 충남교육청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초중고 학생들이 실천하는 탄소중립 학교 3·6·5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내포초에서도 저탄소 생활 일환으로 학기 별로 우유팩을 종량제 봉투와 신문지로 만든 연필로 교환하는 활동을 학부모회와 같이 실시하고 있다. 거의 모든 학생이 이 운동에 참여해 아주 보람된 일 중에 하나다. 학부모회에서는 종량제 봉투와 연필을 봉투에 넣는 작업을 위해 하루 종일 봉사해 주신다. 종량제 봉투값은 MG새마을금고에서 탄소 줄이기 위한 기금으로 협찬을 받았다. 또한 학부모회와 함께하는 환경사랑 캠페인 실시, 1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비닐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 모바일로 영수증 받기 등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몸이 편하면 환경은 오염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실천이 쉽지 않다. 1회용 컵에서 초미세 플라스틱이 나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1회용 컵 사용을 쉽게 멈추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리라. 가정에서부터, 학교에서부터 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탄소 줄이기는 건강과도 직결된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면 미세 플라스틱이나 플라스틱의 가소제를 먹지 않게 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플라스틱의 가소제가 성조숙증을 가져온다는 논문은 여러 차례 발표된 적이 있는데, 아직도 시민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매스컴에서 기후변화에서 오는 미래의 전망이나 기후재앙에 대한 프로그램을 늘려주었으면 한다. 신문에서도 기후재앙에 대한 사설이나 기고 글을 많이 실었으면 한다. 필자처럼 환경에 관한 것을 스크랩해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이제 지구 생태환경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인식의 대전환, 행동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