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달간 공연편수 전년比 20% ↑
코로나 생활고로 전업 예술인은 감소
평균 연수입 755만원… 3년새 41% 뚝
지역 예술계 “창작공간 등 지원 절실”

대전문화재단 전경 = 대전문화재단 홈페이지 제공
대전문화재단 전경 = 대전문화재단 홈페이지 제공

[충청투데이 정민혜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문화예술계가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지만 정작 무대에 설 예술인이 부족해 지역 예술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대전에서 최근 한 달간 개막한 공연은 66편으로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해 20% 늘었다.

대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공연 개막 편수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2021 예술인 실태조사’자료에선 전업 예술인이 55.1%로 3년 전 통계에 비해 2.3%p 줄어들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이 수치가 전국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치인 데다가 2021년까지만 반영된 결과여서 현재 대전지역만 놓고 보면 감소세가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을 그만두거나 겸업을 하는 데에는 코로나로 인한 생활고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2021년 예술인 평균 연수입은 755만원으로 코로나 시국 이전과 비교하면 41%감소한 수준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내려진 기간 문화예술 활동이 모두 멈추면서 기초 생활조차 보장할 수 없게 되자 카페, 택배 상하차 등 여타 노동현장에서 생계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게 지역 예술인들의 전언이다.

실제 대전 국악계의 경우 기존 전공자가 500여명에 달했지만 코로나 이후 최소 100명 이상이 국악계를 떠난 데다가 300여명이 겸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전국악협회 관계자는 “공연에 섭외하기 위해 한 관악기 연주자에게 연락을 했었는데 이미 국악 활동을 그만둔 상태였다”면서 “전국에서도 호평이 자자한 연주자였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협회는 하반기 대전시민국악축전, 대전국악무악연희축제 등을 앞두고 있지만 남아 있는 국악인들이 서로 시간을 쪼개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극계도 상황은 마찬가지.

활동을 그만둔 연극인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겸업으로 인해 시간 조정이 어려워 공연을 위한 배우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연극협회 관계자는 “공연 캐스팅을 위해 회원 명단을 요구 받기도 하는데 그나마 연극계에 남아 있는 분들도 겸업을 하고 있어서 연습 시간을 저녁으로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선 예술인들이 예술활동을 이어가려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하는데만도 지출을 버거워하는 예술인들은 연습할 수 있는 공간(연습실)의 월세를 내는 것도 빠듯하다”며 “공연예술센터, 창작공간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혜 기자 jmh@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