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규 청주시 농업정책과 농촌개발팀장

어릴 적 동네를 스쳐 흐르던 맑은 시냇물엔 송사리 떼가 놀고 한여름에 고사리 같은 작은 두 손으로 하나 가득 투명한 냇물을 담아 입에 넣으면서 갈증도 식히던 그 시절, 추운 겨울이 찾아와 온 세상을 하얀 물감으로 덮으면 소복이 쌓인 하얀 눈을 한 움큼 모아서 입에 넣을 때 입속에서 사르르 녹던 그 백설에 눈의 상큼한 맛을 아직도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은 각종 생활 오염물과 산업폐수와 함께 검푸른 빛깔과 악취를 풍기면서 송사리 떼는 간데없는 삭막한 모습으로 바뀌었고, 겨울에 하얀 눈이 내리면 중국의 대기 오염물질이 눈 속에 함유되어 있다고 아이들에게 건강에 좋지 않으니 눈을 만지지 말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산업발전과 더불어 도심의 팽창과 각종 개발 압력으로 우리네 농촌은 몸살을 앓고 있다.

농촌의 어느 마을이든 공장과 축사 등 각종 생활오염 및 혐오시설이 입지해 있고, 이로 인해 마을 주변의 생활환경변화, 산업폐수에 의한 하천오염과 공장 연기로 인한 대기오염과 소음공해 등으로 예전의 평화롭고 고즈넉한 농촌 동네의 정취는 옛말이 된 지 오래됐다.

그 옛날 사람 냄새가 나고 맑은 밤하늘엔 반짝반짝 빛나던 별들이 촘촘히 박혀 있던 이따금 까만 하늘에서 밝은 별똥별이 떨어지던 그 풍경들은 이젠 도시의 가로등과 불빛 속에 찾아볼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우리는 그 옛날에 우리가 누렸던 그 시절 추억과 환경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아주 작은 한 부분이라도 다음 세대에게 남겨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아름다운 농촌경관을 보존하고 좀 더 좋은 환경을 가꿔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나 혼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만 한다고 된다면 하지?’란 생각을 하고 있지만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예를 들어 주방세제를 쓰지 않기, 쓰레기 분리수거하기 등 우리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이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그러한 초석에서 수질오염을 예방하고 병든 토양을 치료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국가적인 정책의 효율적인 추진도 필요하다. 지금까지도 농촌경관개선을 위해 친자연형 하천복원 및 하수처리시설 확충, 대기오염의 근원을 차단하는 신재생산업정착과 태양광에너지보급 등 많은 정책들이 시행착오를 거쳐 이젠 안정된 자연환경보전 시스템 구축을 위하여 국가적인 차원의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세대가 누렸던 환경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엔 부족한 점들이 많다.

쾌적한 마을을 조성하고, 주민이 힐링과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고 휴식과 건강한 생활을 함께 할 수 있게 하고, 생태하천조성으로 수질개선 및 편익시설을 확충하여 함께 웃으면서 자연과 더불어 숨 쉴 수 있는 농촌마을 공간조성을 하여 우리와 미래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간조성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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