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산 전경. 충남 홍성군 제공
용봉산 전경. 충남 홍성군 제공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충남 홍성에 솟아난 용봉산은 낮고 친근한 산이다.

용봉산은 옹골찬 암릉길이면서도 위험하지 않아 가족들과 같이 가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용의 형상에 봉황의 머리를 얹어 놓은 형국’이란 이름의 용봉산(龍鳳山)은 등반하면 설악산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기암괴석이 빼어나 산행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바위 탑처럼 차별적인 풍화작용을 받은 결과 깎아지른 듯 크고 넓은 바위기둥 등이 어우러져 기묘한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용봉산의 기암괴석과 우뚝 솟아있는 험준한 산세를 보고 홍주의 금강산이라고도 부른다.

해발 381m의 용봉산은 홍성읍에서 북쪽으로 약 4km에서 7km 사이에 있는 산이다. 

홍북면에서 보면 상하리의 북쪽, 중계리 동쪽, 신경리 서쪽에 있으며 예산군의 수암산과 연결된다.

용봉산은 수암산에 이르기까지 평야지대에 솟아있는 고립된 구릉처럼 보인다.

이 지역은 중립질 흑운모화강암으로 구성돼 화강암 지역에 나타나는 지표면의 미세한 요철지형인 미지형들이 많다.

아울러 용봉산은 남북 양쪽 끝에 솟아있는 거대한 바위 봉우리들을 중심으로 중앙은 말의 안장과 비슷한 형태를 보인다.

용봉산의 산줄기가 서쪽으로 이어지면 홍북면 중계리에 해발 309m의 홍동산이 되고 남쪽으로 이어지면 홍성읍 월산리에 해발 394m 백월산(월산)이 되며, 북서쪽으로 이어지면 예산군 덕산면에 해발 495m의 덕숭산이 된다.

용봉산은 조선시대에는 팔봉산, 고려시대에는 북산으로 불렀다.

산성을 비롯해 용봉사, 용봉사괘불,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용봉사 마애여래입상, 용봉사 약사여래좌상, 용봉사 부도 등 불교문화유산이 많다.

용봉산 설경을 사진 찍는 등산객들. 충남 홍성군 제공
용봉산 설경을 사진 찍는 등산객들. 충남 홍성군 제공

◆ 문화유산

▲상하리 미륵불(충남 유형문화제 87호)

용봉산 5부 능선에 위치한 홍북읍 상하리 하산마을에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87호인 상하리 미륵불이 위치한다. 거대한 자연석을 이용해 조각한 이 미륵불은 고려시대의 토속적인 지방 양식이 잘 드러나 있다. 이 불상은 절벽 밑에 우뚝 솟은 자연암석을 석재로 활용해 조각한 것으로 동남향을 하고 있는 높이 8m의 입불상이다. 조각이 웅대하고 안면이 단정하나 신체균형이 맞지 않는다. 머리는 소발로 정부가 평평하며 귀는 직선으로 장대해 턱 밑에까지 내려오고 옷자락은 양어깨에서부터 두 팔에 걸쳐 아래로 흘러 내렸다. 수인은 오른손을 가슴에 붙이고 왼손은 약간 떨구었다. 조각된 수법으로 볼 때 고려 중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신경리 마애여래입상

용봉사의 북쪽 정상부 가까운 곳에는 보물 제355호인 신경리 마애여래입상이 위치하고 있다. 우뚝솟은 경사진 바위면에 불감을 만들고 그 안에 불상을 돋을새김으로 조각했는데 높이 4m의 암석에 양각으로 조각돼 있다.

마애석불은 감탄사를 연발할만큼 정교하며 바위면에 불상 윤곽을 따라 감형을 이루면서 조각한 입상과 머리는 소발에 육계가 있고 보안은 풍만한 편으로 이마에는 백호 자리가 있다.

석불의 몸 높이 210cm, 머리 높이 56cm, .어깨 폭 67cm 크기인 이 불상은 조각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에 건립된 마애불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하단에는 별석으로 된 연좌대가 있는데 대좌의 옆면은 복엽의 연판을 조각했고 상면에는 두발을 돌출시켰다. 마애불의 정상부에는 별석의 지붕형 개석이 있는데 전면 저부에 3개의 연화문을 음각했다.

용봉산 용봉사. 충남 홍성군 제공
용봉산 용봉사. 충남 홍성군 제공

▲용봉사 마애불

용봉사 마애불은 용봉사의 일주문에서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도로의 좌측에 위치하고 있다. 용봉사 입구의 서쪽에 서 있는 바위에 돌을 새김한 불상으로 바위를 불상 모양보다 크게 파내고 조각했는데 마멸이 심하다. 머리 부분은 뚜렷하게 돌출됐으나 아래로 내려갈수록 안정돼 있다. 소발의 머리는 큼직하며 육계는 팽이처럼 솟아있고 얼굴은 타원형으로 양감있게 표현했다. 눈과 입은 얼굴에 비해 가늘지만 흐믓한 미소가 번져 있다.

8세기의 이상적 사실주의가 엿보이면서도 9세기 불상 양식의 특징이 상당히 묘사돼 있어 9세기 불상양식의 시작을 알려주는 좋은 예로 평가되고 있다. 불상의 왼쪽에 신라 소성황 1년(799)에 만들었다는 글이 새겨져 있어 그 가치를 한결 높여주고 있다.

▲용봉사 약사여래좌상

용봉사 약사여래좌상은 대웅전 아래 우물 위에 모셔져 있다. 화강암으로 조성됐으며 규모는 높이 75cm, 어깨 폭 32cm이다. 자세는 결가부좌를 취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약간 앞으로 숙인 듯 한 형태다. 수인은 오른손을 들어 곧게 펴 가슴에 붙이고 약합을 든 왼손은 복부에 붙였다.

용봉산 일주문. 충남 홍성군 제공
용봉산 일주문. 충남 홍성군 제공

◆ 설화

홍성군 홍북면에 있는 용봉산과 홍성읍에 소재한 백월산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두산과 관련 오래전부터 한 가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옛날에 용봉산과 백월산에는 힘센 장수가 한명씩 살았는데 이 두산의 중간마을에 미모가 뛰어난 소향아가씨가 살았다.

두 산의 장수는 소향아가씨의 미모에 반해 짝사랑을 하다 서로 소향아가씨를 차지하려는 마음에 사이가 나빴다.

어느 날 두 장수는 소향아가씨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큰 싸움이 벌이게 됐다. 상대편 장수를 쓰러뜨리기 위해 자기 쪽 산에 있는 큰 바위를 상대 쪽 산으로 쉼 없이 던졌다.

양쪽 산에서 던지는 큰 바위들은 포탄이 날아가는 것 같았으며 이 같은 싸움은 며칠간 계속됐다.

양쪽 산에서 던지는 바위는 점점 용봉산 쪽으로 많이 쌓이기 시작했다. 백월산에는 많던 돌들이 얼마 남지 않게 됐고 용봉산에는 기암괴석을 비롯한 많은 돌들이 쌓이게 되면서 싸움은 백월산 장수의 승리로 끝났다.

지금도 용봉산에는 기기묘묘한 바위가 많아서 등산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양쪽 산의 중간지점에 있는 소향리는 백월산이 위치해 있는 홍성읍에 속해 있는데 백월산 장수가 싸움에서 승리해 소향아가씨를 차지한 때문이라고 한다.

용봉산 전경. 충남 홍성군 제공
용봉산 전경. 충남 홍성군 제공

◆ 추천코스

1 코스 : 용봉초 - 투석봉 - 최고봉(정상) - 노적봉-악귀봉 - 임간휴게소 - 용바위 - 병풍바위 - 구룡대매표소 (3.4km, 2시간 30분)

2 코스 : 구룡대매표소 - 병풍바위 - 용바위 - 임간휴게소 - 아귀봉 - 노적봉 - 최고봉(정상) - 투석봉 - 용봉폭포 - 산림휴양관 - 구룡대매표소 (4.6km, 3시간 30분)

3 코스 : 휴양림관리소 - 최영장군 활터 - 최고봉(정상) - 노적봉 - 악귀봉 - 임간휴게소 - 마애석불 - 용봉사 - 구룡대매표소 (2.9km, 2시간)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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