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산 전경. 충북 충주시 제공
계명산 전경. 충북 충주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계명산은 충청북도 충주시 용탄동에 있다.

충주시의 동쪽과 충주호 사이에 초승달처럼 능선이 뻗어 있다.

북쪽으로 남한강을 건너 지등산(535m)과 남쪽으로 남산(636m)에 이른다.

높이는 774m로 서쪽으로 목행동에, 동쪽으로는 동량면에 접한다.

산의 남동쪽에는 자연휴양림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서쪽 아래로 충주시가, 북쪽으로는 인등산, 천등산, 시랑산 줄기가, 동쪽으로는 충주호 너머로 부대산(富大山:627m) 산줄기가 보인다.

계명산은 충주시민에게 동네 뒷산과 같은 친근한 산이다.

대중적인 산임에도 볼거리는 많다.

충주호를 둘러싼 높고 낮은 산을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특히 남동쪽 방면 월악산 정상 옆으로 아침 해가 뜨고 이 모습이 충주호에 반영되는 풍광 덕분에 전국 사진가들이 찾는 일출 명소로도 인기 있다.

등산객에겐 비교적 쉽게 올라 충주호와 어우러진 백두대간의 모습을 바라보는 ‘조망의 산’이기도 하다.

『신증동국여지승람』(충주)에 "주 동북쪽 9리에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산경표』에는 '백두대간에 속하는 산'이라고 수록돼 있고, 『여지도서』(충원)에는 "관아의 동쪽 9리에 있다. 금봉산으로부터 뻗어 나온다."는 기록이 있다.

계명산은 오동산(梧桐山), 심항산(心項山) 등으로 불렸다고 한다.

계족산(鷄足山)이라고도 불렸다.

하지만 ‘계족’이란 어감이 좋지 않아 충주에 인재가 나지 않고 재벌도 없고 사업을 하면 실패한다는 여론이 많아 1958년 ‘여명(黎明)을 알리는 닭 울음소리’를 뜻하는 계명산으로 개칭했다.

계명산 등산코스의 주요 출발지이기도 한 마즈막재는 옛날 죄수들이 사형장으로 갈 때 마지막으로 넘는 고개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충주시에서 충주호 관광 유람선 선착장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남산성. 충북 충주시 제공
남산성. 충북 충주시 제공

◆ 역사적 인물 및 사건

▲ 김윤후

고려 후기 충주산성 방호별감을 역임한 무신이자 승려이다. 그는 용인 백현원(白峴院)의 승려였는데, 1232년(고종 19) 몽골 병이 침입해 오자 처인성(處仁城)]으로 피란해 성민들을 지휘했다. 이때 처인성의 주위를 지나던 몽골 원수 살리타[撒禮塔]를 활로 쏘아 죽여 몽골군을 퇴각시켰다. 이 전과로 인해 고종이 김윤후를 상장군으로 임명했는데, 그는 공을 타인에게 양보하고 관직을 사양했다. 이에, 관직을 낮춰 섭랑장(攝郞將)으로 임명하자 그때야 관직을 받아들였다.

1253년(고종 40년) 10월 김윤후는 충주산성 방호 별감 직을 역임하고 있었다. 이때 야굴이 이끈 몽골의 대군이 쳐들어왔는데, 그는 70여 일 동안 몽골의 대군을 맞이해 뛰어난 지휘력을 발휘해 적을 물리쳤다. 김윤후는 식량이 떨어져 위태롭게 되자, “만일 힘을 다해 싸우면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관작을 제수할 것이니 그대들은 의심하지 말라.”하고 병사들을 독려했다. 이어서 관노의 노비 문서를 불사르고 노획한 소와 말을 나누어 주니 모두 죽음을 무릅쓰고 힘껏 싸워 몽골군을 물리쳤다.

조정에서는 그 공을 높이 평가해 김윤후를 감문위상장군(監門衛上將軍)에 임명했고, 그 밖에 전공을 세운 자들은 관노, 백정에 이르기까지 모두 관작이 제수됐다. 조정에서는 충주산성 전투의 공로로 충주를 국원경(國原京)으로 승격시켰다.

계명산에서 바라본 충주호. 사진=이심건 기자
계명산에서 바라본 충주호. 사진=이심건 기자

◆ 문화유산

▲ 충주호

충주호는 충주댐 건설로 생긴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에 걸쳐있는 인공 호수이다. 충주댐 나루터에서 신 단양(장회) 나루까지 유람선을 이용해 탄금대와 중앙탑평리칠층석탑 등 충주의 주요 문화재와 단양팔경을 돌아볼 수 있다.

대몽항쟁전승기념탑. 충북 충주시 제공
대몽항쟁전승기념탑. 충북 충주시 제공

▲ 대몽항쟁전승기념탑

대몽항쟁전승기념탑은 고려 시기 충주산성에서 몽골군과 싸워 승전한 김윤후 장군과 호국영령을 기리기 위해 2003년 건립했다. 기념탑은 산성의 성벽을 상징하는 화강암으로 조성했고, 상단부에는 승전 연도인 ‘1253’을 동판에 새겨 부착했다. 탑신은 5인의 군인상과 충주 백성의 대몽항쟁 모습을 묘사했으며, 부조벽에는 70여 일간 충주 백성이 어떻게 결사 항쟁해 승리했는지를 기록해 호국정신을 함양하고 있다.

계명산 정상. 사진=이심건 기자
계명산 정상. 사진=이심건 기자

◆ 설화

계명산 이름의 유래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백제시대에 이 산의 남쪽 마고성(麻姑城)에 왕족이 성주로 있었다.

당시 산에는 지네가 많이 살았는데 성주의 딸이 산기슭에서 지네에 물려 죽게 돼 성주는 산신령에게 치성을 드렸다. 그러자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말하길 지네는 닭과 상극이니 산에 닭을 풀어놓으라 했다. 성주가 그 말에 따라 닭을 방목하자 지네가 사라졌다. 그러나 다시 지네가 들끓을 것을 염려해 계속 닭을 풀어놓아 길러 곳곳에 닭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원래 오동산 또는 심항산이라 부르던 산의 이름을 이때부터 계족산이라 부르게 됐는데, 1958년 충주시에서 여명을 알리는 뜻의 계명산으로 개칭했다.

마즈막재는 삼국시대부터 지금은 수몰된 남한강을 통해 청풍, 단양, 죽령을 넘나들거나 송계, 미륵리, 하늘재를 넘어 영남에 이르는 중요한 길목이었다.

마지막을 떠올리게 하는 이 이름은 청풍과 단양의 죄수들이 사형 집행을 받기 위해 충주로 들어오려면 반드시 이 고개를 넘어야 했는데, 이 고개만 넘으면 다시는 살아 돌아갈 수 없어 마즈막재가 됐다는 전설이 있다.

계명산에서 바라본 충주호. 사진=이심건 기자

◆ 등산추천코스

1코스 : 마즈막재 - 돌무더기 - 정상 - 약수터 - 연수정 - 금릉초 (8.1km, 4시간 50분)

2코스 : 마즈막재 - 돌무더기 - 정상 - 하종마을 (5.0km, 3시간 10분)

3코스 : 마즈막재 - 돌무더기 - 정상 - 약수터 - 주공아파트 (7.6km, 4시간 20분)

4코스 : 마즈막재 - 주능선쉼터 - 계명산자연휴양림 (2.1km, 55분 소요)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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