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후 충북도권교체 윤석열 대선풍 먹혔다 여론
민주 장기집권 피로감 호소… 오는 2024 총선 향배 주목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이 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은 뒤 배우자 전은주 여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충북도당 제공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이 2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은 뒤 배우자 전은주 여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충북도당 제공
윤건영(오른쪽) 충북교육감 당선인이 2일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교부 받은 후 큰딸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후보 제공
윤건영(오른쪽) 충북교육감 당선인이 2일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교부 받은 후 큰딸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후보 제공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민주천하’(民主天下)가 무너졌다.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 충북지사 선거는 물론 청주 등 11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까지 7대 4로 승리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충북도의회를 비롯해 도내 10개 시·군 의회에서도 다수 의석을 점했다. 심지어 교육감 선거도 보수주자가 이겼다.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던 대목과 비교하면 대대적인 지방권력 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도권(道權·충북의 권력)이 국민의힘 수중으로 완전히 넘어 갔다는 얘기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충북도청사와 청주시청사 등 도내 곳곳의 ‘권부’(權府)를 장악하다시피한 민주당에게 136만 8779명의 충북 유권자들은 ‘퇴장카드’를 제시했다. 민주당은 옥천·진천·증평·음성 등 4곳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만 힘을 발휘했고 청주시의회 의석 절반을 차지했을 뿐이다. 민주천하판에 ‘윤풍’(尹風·윤석열 대통령 바람)이 정확히 작렬한 게 도권 교체의 결정적 배경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불과 22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자연스레 집권·여당 프리미엄이 표심에 먹혔다는 것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3·9 대선 당시 전국표심의 바로미터 격인 충북에서 51만 1921표를 획득해 민주당 이재명 후보(45만 5853표)를 눌렀다.

대선 연장전으로 불렸던 지방선거에서 대선표심은 재현을 넘어 더 크게 팽창했다. 이를 충북지사 선거전 등이 입증하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충북에서 패했던 청주 청원과 진천 등 2곳에서도 승리하는 등 청주권 4개구(區)와 비청주권 10곳을 모두 쓸어 담았다. 이런 맥락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17~21대 총선까지 다섯 차례의 선거에서 충북의 수부도시 청주에서 단 한 번도 패한적이 없었던 민주당이 청주시장 선거에서까지 완패한 점이다. 국민의힘의 대선 승리 이후 도내 보수표심이 밑바닥부터 결집했고 특히 도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청주에서 ‘보수세’(勢)가 고개를 들었다는 해석이다.

도권 교체의 또 다른 이유는 2004년 17대 총선을 기점으로 시작된 민주당 장기 집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17대 총선에서 도내 8석 전석을 획득해 ‘진보세(勢)’의 물꼬를 튼 이후 특히 2010년 5회 지방선거를 통해 이시종 후보(5·6·7기 3선)가 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진보진영은 사실상 충북도청사를 중심축으로 ‘민주천하’ 시대를 이어왔다. 민주당은 2020년 4·15 총선에서 청주권 4석 모두를 휩쓸고 비청주권의 증평·진천·음성에까지 1석의 깃발을 꽂으며 5대 3으로 이겨 민주세가 공고하다는 점을 사실상 천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견고한 아성을 쌓았던 민주당 충북도당은 논평에서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하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겠다. 도민 여러분의 질책과 요구를 가슴에 깊이 새기겠다"고 지방선거 패배의 변(辯)을 밝혔다.

도권을 빼앗긴 민주당이 오는 2024년 22대 총선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달리 표현하면 국민의힘의 차기 총선 승리 여부가 관전포인트라는 것이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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