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늦게 알게 된 엄마 지병
완치 어려워 4년 전 세상 떠나
"못받은 전화… 늘 죄송한 마음"

[충청투데이 강명구 기자] "딸아! 딸아! 왜 이렇게 딸 목소리가 듣고싶은지 바빠도 전화한통해주고 엄마좀 한번 보러와라. 엄마가 오래 못살려나보다. 딸이 너무 보고 싶다. 아들들은 보고싶지 않은데 딸이 보고 싶다"

이렇게 몇번 전화를 하시고는 엄마는 더 이상 말씀도 못하시고 몸져 누우셨다.

발견하지 못하고 지내셨던 엄마의 지병을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뒤늦은 내원으로 겨우 원인을 알게되며 치료를 시작했지만 체력적으로 열세이시고 진행이 많이되어 완치가 어려운 상황으로 엄마의 치료는 더 이상의 호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엄마의 병명은 부인과 질환의 켄서였으며 나는 속수무책으로 속죄의 눈물과 자책으로 업무과중의 바쁜 일상을 한탄하며 난황을 이겨내려 애써야했다.

일정한 퇴근시간없이 바쁜 업무의 연장에 틈틈이 엄마를 보러 친정집을 방문했지만, 엄마는 코마상태로 뼈만 남은 몸을 움직이지도 못한 채 눈만 겨우감고 계셨다.

불과 1년여만에 급속히 몸이 쇠약해지셔 거동이 어려워지셨고, 그렇게 엄마는 2018년 7월 31일 06시 병원 중환자실에서 세상을 저버리셨다.

신은 모든 사람과 함께 할 수 없어 세상에 어머니를 보내셨다고 한다. 신은 모든 딸과 함께할 수 없어 친정엄마를 보내셨다고 한다.

어머니, 엄마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뭉클하며 이름만 들어도 못내 아쉬워 눈물짓게하는 사람 친정엄마! 딸이 바빠서 전화받기 어려워 급할 때 꼭 전할 말이 있을 때만 전화를 하신다던 그런 부재중전화를 수차례 확인하고야 몇분 안되는 짧은 전화로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못한 채 "엄마 금방 다시 1분있다 전화드릴게요" 이렇게 전화 통화를 미루고 1분이 몇날 며칠이 되도록 연락을 드리지못하고 엄마를 소홀히했다. 3남 1녀로 엄마는 아낌없는 맹목적인 모정을 유독 딸에게 쏟아 부으셨다.

하늘거리는 예쁜 원피스에 컬러별 구두를 엄마는 지극정성으로 입혀주셨으며 유난히 많은 덧니발치와 교정을 위해 바쁜 일상에 치과를 수차례 내원하셨다.

종가집 장손의 장손 며느리 위치 그 와중에도 엄마는 한번도 바쁘다거나 제한된 시간에 불평하시지 않으시며 대소사를 치러내셨다.

엄마는 언제나 다정한 목소리로 "딸아! 딸아! 우리딸! 지금 뭐하고 있나?" 전화하실 때마다 항상 전화너머에서 언제나 나를 이렇게 찾으셨다.

"아직도 생생한 엄마의 눈감은 모습을 더 이상 나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워 애써 외면하려 기억하고 싶지않은 지난 일상으로 전환하려 발버둥치는 상황을 엄마께 보여드려 죄송하고, 나 스스로 편안하려 엄마께 영원한 이기적인 자식의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해요, 엄마! 보고싶어요. 그리고 제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안은 영원히 엄마를 그리워하며 엄마가 전화하셨을 때 바로 끊지않고 오랜시간 수다떨며 엄마와 장시간 다정하게 이야기할게요. 엄마 사랑합니다. 그리고 딸아! 딸아! 우리딸 지금 뭐하고 있나? 하늘나라에서도 계속 그렇게 불러주실거죠?"

2022년 5월 엄마를 그리워하는 사랑하는 딸 올림.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박희자 명예기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