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빈 대전시 공공교통정책과장

얼마 전 필자는 류현진 선수가 출전하는 미국 프로야구 경기를 보다가 이색적인 장면을 보았다.

평소라면 자신의 소속팀 고유의 색을 두르고 있을 선수들, 그리고 심판, 관객 등 많은 사람들이 흔히 군복에서나 찾을 수 있는 위장무늬 모자, 양말을 착용하고 있었다.

자세히 알아보니 그날 경기는 미국 ‘국군의 날’에 열려 선수, 심판, 관객들이 국군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위장무늬 복장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목숨을 걸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순국·참전 용사들을 기억하고 시간을 내어 예우하는 것은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관례인 듯하다.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매년 11월 1일 ‘참전용사의 날’, ‘추모의 날’과 같은 이름으로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을,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5월 8일을 UN평화지원군으로 활동 중인 자국민들을 예우하는 기념일로 지정했다고 한다.

물론 이런 기념일은 의미가 점차 확대돼 참전용사 뿐만 아니라 현시점에도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군인들을 예우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떨까?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는 우리는 6월 6일 현충일에 6·25 전쟁과 연평해전 등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몸을 바친 애국지사와 참전용사를 추모하고 기리는 하루를 보내게 된다. 물론 어느 국가이든 분쟁으로 인해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이 희생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도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고 그로 인해 긴장감과 위협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으나, 오늘날 우리의 평온한 일상과 대한민국의 위상은 호국영령의 헌신과 목숨을 발판으로 이뤄진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호국영령의 평온한 안식을 기리기 위해 국가에서 지정한 곳이 유성구에 자리잡은 국립대전현충원이다.

대략 9만 9000위의 호국영령을 모시고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은 매년 현충일에 7만명 이상의 참배객과 가족들을 맞이하고 있다.

올해 현충일에도 전국 각지에서 유가족과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이라 예상된다.

국민의식이 높아지고 지난 역사에 대한 기념과 반성 또한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해준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어린이와 젊은 층의 참배객들 또한 많아질 것이라 생각된다. 이에 대전시에서는 참배객 교통편의를 위해 현충일 당일 특별교통대책을 추진한다.

대전월드컵경기장과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에 2800면의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아침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임시주차장과 현충원을 오가는 셔틀버스 25대를 운행한다.

승용차 이용 참배객은 임시주차장에 주차 후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참배객은 월드컵경기장역에서 하차한 후 7번 출구로 나오면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교통대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전 시민의 이해와 참여다. 지난 4월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일상회복에 따른 참배객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충일 오전시간대에는 대전현충원 일원과 유성IC 부근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현충일 당일에 7년 만에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국가대표팀 경기가 예정돼 있어 이 지역 교통상황은 매우 복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전현충원을 경유해 공주, 계룡 방향으로 이동하는 시민들께서는 반석, 세종 등으로 우회운행해 주시고 조금 불편하더라도 승용차 이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현충일! 이렇게 소중한 날에 서로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가운데 뜻깊은 현충일을 보내길 희망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