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레이크파크’ 조성
이미 추진 ‘도청안’과 유사
노영민 ‘청주 지하철 시대’
도심 노선 미확정 ‘뜬구름’
변화없고 현실화도 불투명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왼쪽),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오른쪽)
김영환 충북지사 후보(왼쪽),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오른쪽)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여야 충북지사 후보들의 대표공약이 ‘유명무실’(有名無實)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는 호수를 기반으로 한 ‘레이크파크’ 조성을,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후보는 충청권광역철도와 연계한 청주 지하철 시대를 열겠다고 각각 약속했다. 문제는 공약의 새로움도 없고 현실화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먼저 김영환 후보가 수차례에 걸쳐 공표한 레이크파크 조성 공약은 이미 충북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관광개발계획안(案)과 유사하다.

충북도는 수년전부터 충주호, 대청호, 괴산호 등을 축으로 관광지 조성을 구상·추진했고 결과물로 △탄금호 일원 저탄소 생태공원 조성 △충주댐 명소화 사업 △충주호 순환형 연계루트 조성(충주호 관광거점 조성) △심항산 발길 순환루트 치유힐링공간 조성 △백두대간 휴양관광벨트 조성 등이 대통령 공약에 반영됐다. 김 후보가 사실상 충북도 관광개발계획안을 놓고 다소의 포장을 거쳐 대표공약으로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대청호 관광화의 경우 무려 40여년 동안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탓에 지지부진하다는 게 충북도의 설명이다. 연장선상에서 레이크파크 조성 방안의 주요 축인 청주권 관광화는 김 후보의 고민이 묻어 있지 않다는 추측 마저 나돌게 하고 있다.

김 후보가 24일 충북도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주권 관광화에 앞서 풀어야 할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문제와 관련해 "당선되면 한국수자원공사를 방문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원론적인 해법에 그친 설명을 내놓은 게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수자원공사를 방문해 해결될 일이었으면 40여년째 규제를 받고 있겠냐는 물음을 던진다. 7가지 다단계식 중복규제에 묶인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에 대한 규제완화 또는 부분 해제 없이는 청주권 관광산업은 요원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노영민 후보도 충북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충청권광역철도(대전 반석~세종~오송~청주도심~청주국제공항)와 직결해 청주 지하철 시대 개막을 공언했다. 청주시내 어느 곳이나 20분 이내, 서울 도심과 강남까지 50분 이내에 도달하는 지하철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노 후보는 "제가 가진 모든 정치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동원해 청주도심 통과 노선을 관철하겠다"면서 "역이 최소한 5~6개 이상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역세권 개발에 대한 구상의 윤곽을 그렸고 청주에서 서울강남 수준의 입지적 프리미엄과 생활편의를 도모하겠다고 덧붙였다. 노 후보는 물론 송재봉 청주시장 후보 등 민주당 청주지역 출마자들은 ‘지하철 시대 개막’이란 문구를 적어 시내 곳곳에 현수막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 일부는 청주도심 통과 노선안의 관철 여부도 아직 결론을 맺지 못한 상황에서 5~6개 이상의 역과 ‘청주·서울 2050’ 교통 비전 등의 약속은 때 이른감이 있다고 비판한다. 즉 지난해 충북지역의 모든 도력(道力)를 쏟아 부은 끝에 가까스로 사전타당성 조사에 이름을 올린 청주도심 통과 노선안의 사례에 비춰보면 청주시내 어느 곳이나 20분 이내, 서울 도심과 강남까지 50분 이내에 도달이 골격인 지하철 시대 공약은 ‘뜬구름 잡기’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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