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컴퓨터융합학부 김기일 교수

충남대학교 컴퓨터융합학부 김기일 교수
충남대학교 컴퓨터융합학부 김기일 교수

우연히 기술혁신에 관련된 자료를 찾다가 2007년 7월 10일자 신문기사를 발견했다. 세계를 변화시킨 혁신 기술은? 이란 제목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인생을 바꾼 놀랄만한 기술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가장 많이 꼽았다. 휴대폰 등 무선기술의 발전도 전문가들이 꼽은 기술 혁신 가운데 하나였다.”라고 요약할 수 있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2022년에 전문가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언급된 기술들은 아마도 지금도 높은 순위에 들지 않을까 한다. 이는 바로 컴퓨터와 인터넷이 우리의 삶을 바꾸었고 현재도 계속해서 이 두 기술을 통하여 생활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전부터 사람들은 서로간의 정보를 주고 받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 냈으며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이러한 요구에 의하여 문자가 만들어지고 다양한 통신 기술이 만들어졌다. 즉, 지금까지의 통신기술은 사람과 사람간의 정보 전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반면 요즘 많은 매체를 통해서 이야기되고 있는 “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 IoT)”는 이러한 통신의 주체를 사물, 즉, 세계에 물리적 존재하는 다양한 물체로 정의하고 있다. 즉, 기존의 사람과 사람의 통신이 사물과 사물로 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물간의 통신은 어떻게 사용될까? 이에 대한 대답들은 이미 스마트시티, 스마트공장, 스마트농장, 스마트헬스케어 등에서 보여주고 있는 훨씬 자동화된 생활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러한 응용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사물들로부터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여 적절한 동작을 수행하게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사물들로부터 다양한 정보가 수집될 것이기 때문에 그 양이 방대할 것이고 이를 효율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이 필요한데 이를 우리는 빅데이터로 정의한다. 더 나아가 이 데이터의 패턴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들이 나의 정보를 이용하여 나에게 가장 적합한 행동을 알려주거나 추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 모습을 보면서 혹시 걱정되는 것은 없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주변의 사물들이 나의 정보를 계속해서 수집하다면 이는 누군가가 나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 것과 같다. 최악의 경우 만약에 수집된 매우 개인적 정보가 혹시 다른사람에게 전달된다면 아주 큰 문제를 발생한다. 이는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에 맞추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각 개인별 정보를 얼마나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 또한 전달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필요한 사람만이 접근할 수 있는냐가 사물인터넷 시대의 핵심기술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안은 암호화이다. 송신자는 평문을 특정한 키를 이용하여 암호화하여 전달하고 수신자는 이 암호문을 키를 이용하여 복호화하여 평문을 얻게 된다. 암호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반드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카이사르(시저) 암호와 에니그마이다. 카이사르 암호는 실제로 로마의 황제 카이사르(시저)가 사용한 방법으로 평문의 내용을 알파벳별로 일정한 거리만큼 밀어서 다른 알파벳으로 치환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치환방법을 사용한 또 다른 대표적인 예제인 에니그마는 2차세계대전 중에 독일군이 사용한 전기기계식 암호화 기계이며 이를 해독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듬으로써 컴퓨터과학과 인공지능 연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와 그의 일생은 담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Imitation Game)”으로 그는 최근 일반인에게 더욱 알려졌으며 매년 컴퓨터과학분야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불리는 “튜링상”이 1966년부터 우수 연구자에게 수여되고 있다. 이렇게 먼 옛날부터 사용된 암호화 기술은 더욱 발전하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공인인증서를 포함한 인터넷의 대부분 통신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터넷에서 쉽게 사용되고 있는 암호화 기술들은 사물인터넷에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암호화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 추가적인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며 이러한 연산 복잡도는 사물인터넷 기기에 큰 부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에 적용가능한 다양한 경량 암호 알고리즘들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관점에서 개발되고 있다. 또한, 암호화 기술의 경우 데이터 전송 뿐만 아니라 개인 프라이버스 보호를 위하여 저장하고자 하는 데이터에도 적용되고 있으며, 현재 국내외 많은 연구기관 및 대학교에서 이에 대하여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노력과 더불어 개인들의 노력도 매우 필요하다. 가장 쉽게 할 수 일을 살펴보면 다양한 기기 및 자신의 정보를 보호할 수 있도록 암호를 자주 변경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간단한 일부터 각 개인적 노력이 뒷받침될 때 보다 강력한 데이터 보호가 가능할 것이다. 강력한 보안기술의 경우 사용자들을 짜증나고 불편하게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자신의 정보가 허가없는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접근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러한 안일한 생각은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자동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각 개인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나 자신부터”, “내 주변의”,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는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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