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시기인 1970년대에 우리나라 인구 전체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수준이었다.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 인구 감소와 수도권 인구 집중의 문제가 복합돼 사회 전반에 걸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2020년 기준, 총 인구의 50.2%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어 지방 인구를 초과하는 데드크로스(Dead Cross)현상을 보이고 있다. 2021년 행정안전부의 자료에 의하면 지방의 인구 감소 지역은 89곳에 달하며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는 수도권 인구 집중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제3차 국토종합개발계획(1992~2001)때 인구지표 관리를 시작했으며,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통해 인구 집중 유발 시설과 대규모의 개발 행위를 제한했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혁신도시와 주요 공기업의 지방 이전을 감행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인구 집중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21년 감사원의 인구 구조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의 인구 집중은 계속되고 지방 소멸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했으며, 특히 보고서의 결론에서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는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연결되며, 인구 이동의 주요 원인은 양질의 교육과 일자리에 있다고 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대학과 적극적인 협력 정책이 필요하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관점에서 검토돼야 한다.

첫째는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청년층의 엑소더스(Exodus) 현상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대학은 특성화, 실용화, 세계화 관점에서 적극적인 인재 육성정책이 필요하다. 대학의 특성화를 통해 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산업 분야에 맞춘 학과 신설, 경쟁력 있는 산학협력 프로그램, 그리고 지역 산업과 연결되는 융복합 분야의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며, 실용화 관점에서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직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학의 커리큘럼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세계화 시대에 취업 현장이 지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어 언어교육뿐 아니라 글로벌 취·창업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대학과 대학간, 기업, 관련 기관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함께 활동하는 공유 협업체계의 구축이다. 교육, 연구개발, 창업 등 대학의 교육과 기업의 생산 활동을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산학협력체계 구축과 혁신 생태계의 마련을 통해, 캠퍼스에서부터 학생들이 기업이 필요로 하는 활동에 참여해 자연스럽게 혁신적 기업가(Entrepreneur)로 성장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대학의 연구실 창업에서부터 시작하는 스타트업 기반의 생태계 구축이다. 스타트업은 21세기 신산업 분야에서 지역경제를 이끄는 핵심적인 역할로 대학의 교육현장에서부터 시작되는 창업교육, 연구실 창업,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은 대학과 기업을 연결해 인재기반의 신산업발전을 견인하는 성장 동력이 된다.

인구 문제와 수도권 집중, 지방 쇠퇴 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은 미래지향적인 고급 일자리 마련을 통해 ‘지역인재양성-취창업-정주’의 지역발전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새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우선순위를 여기에 두고 대학과 기업, 정부 및 관련 기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21세기에 인재 중심의 혁신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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