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가U] 10. 충청권 빵(삼)국지
<1. 명실상부 빵의 원조 대전 성심당·새로나 제과점>
1956년 문연 대전 향토기업 ‘성심당’ 튀김소보로·보문산메아리 등 대표적
낮은 가격 높은 품질 ‘새로나 제과점’ ‘당일 생산’ 팥빵·팥소보로·카스테라
<2. 신흥강자 빵의 도시 천안 옛날호두과자 본점·뚜쥬루>
호두과자 명맥 이어가는 ‘천안 본점’ 앙버터호두과자 출시 등 다양한 연구
국내 최초 돌가마로 빵 굽는 ‘뚜쥬루’ 직접 끓인 팥앙금 품은 ‘돌가마 만주’
<3. 디저트 천국 청주 본정초콜릿·풀문>
인삼·대추 더한 초콜릿 옹기에 담아 동서양 조화 아우르는 ‘본정 초콜릿’
세계 최초 케이크형 치즈빙수 선보인 ‘풀문’… 블루베리요거트 등 11가지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시간이 흐르고 트렌드가 변하면서 이제 여행지도에서도 먹방은 빼놓을 수 없다. 맛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게 여행의 목적이자 필수가 된 시대. 그중 충청도에는 ‘빵’ ‘베이커리’ ‘디저트’ 공통분모가 존재하고 있다. 충청도 곳곳에는 전통은 지켜가고 유행은 따라가는 빵집들이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대전은 성심당을 필두로 다양한 빵집이 존재하고 있다. 충남은 천안을 중심으로 빵의도시를 전면에 내세우고 충북에선 디저트의 성지 청주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 ‘빵순이·빵돌이’라 자처하는 이들은 빵지순례에 나서고 있다. 냄새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지고 맛보면 더 행복한 충청도 빵국지에 같이가유팀이 다녀왔다.

▲ 성심당 전경. 사진=윤지수 기자
▲ 성심당 튀김소보로. 사진=윤지수 기자
▲ 새로나 제과점 전경. 사진=윤지수 기자

◆명불허전 빵의 원조 대전

대전은 ‘노잼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꿀잼도시’로 변신하기 위해 빵을 내세웠다.

이미 대전은 3년 전부터 관광콘텐츠로 ‘빵’을 활용해 빵 축제를 기획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미루어지다가 지난해 제1회 2022 대전빵축제 빵모았당 페스티벌을 열면서 빵의 원조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빵축제에서는 약 12만명이 이곳을 찾았으며 각종 커뮤니티 조회수 800만회 달성 및 백과사전 나무위키에 대전축제 최초로 빵모았당 축제가 등록되기도 했다.

올해 역시 대한제과협회 대전지회를 비롯해 약 56곳 빵집들이 모여 다시 한번 빵돌이 빵순이를 만날 준비를 끝마쳤다. 올해는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대전근현대사전시관(옛 충남도청)에서 열린다.

‘빵모았당’ 축제에 도움을 주고 대전 대표빵집으로 자리 잡은 성심당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천막집에서 찐빵을 판 곳은 전국 3대 빵집 타이틀과 지역의 향토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전 대흥동에 위치한 성심당은 본점 외에도 전통과자 옛맛솜씨, 디저트 전문 케익부띠끄 등 성심당 거리를 형성했다. 이미 잘 알려진 튀김소보로, 보문산메아리, 판타롱부추빵 외에도 성심당의 추천은 국산 원재료를 사용해 당일생산에 나서는 대전부르스떡이다. 특히 눈과 입을 사로잡는 부드러움의 끝판왕 순수롤과 마들렌이 숨겨진 히든메뉴다. 최근 성심당은 카페, 식품매장, 제로웨이스트 굿즈, 갤러리로 구성된 ‘성심당문화원’을 오픈해 복합문화 공간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전에는 성심당 외에도 약 500개의 빵집이 존재하는 만큼 동네에 숨은 고수가 많다.

그중 한 곳은 옛날 빵집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한 ‘새로나제과점’이다. 1989년에 변동에 문을 연 새로나제과점은 365일 빵을 구워내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도 맛있는 빵 맛을 유지하는 이곳은 백년가게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직’을 앞세워 빵을 만든다는 이곳은 당일 생산한 팥빵과 팥소보로,카스테라가 인기메뉴다.

▲ 원조 천안옛날호두과자 본점 전경. 사진=윤지수 기자
▲ 천안 호두과자. 사진=윤지수 기자
▲ 뚜쥬루 전경. 사진=윤지수 기자
▲ 빵돌가마에서 구워낸 겉바속촉 만주. 사진=윤지수 기자

◆신흥강자 빵의 도시 천안

새로운 빵의 도시로 급부상인 곳은 충남 천안이다.

천안은 지난해 빵의 도시 천안 브랜드 구축과 ‘빵빵데이’ 행사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빵빵데이는 지역 제과제빵업계의 상생과 신선한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건강한 빵’을 내세우고 있다. 또 힐링, 나라사랑, 도시감성 3가지 컨셉의 빵 지도를 만들어 천안을 처음 오는 이들에게도 쉽게 알려주고 있다.

올해 3월 딸기를 이용한 베리베리 빵빵데이를 시작으로 10월 10일에는 제2회 빵빵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천안하면 대표적으로 호두과자를 꼽는데 호두과자가 빵인지 과자인지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정답은 빵이다.

천안호두과자는 밀가루, 달걀, 설탕, 우유, 팥, 호두 등을 원료로 반죽하고 익히는 것으로 식품공전에서 정의하는 빵이다.

무수히 많은 호두과자 가게 속 99년도에 문을 연 ‘천안옛날호두과자본점’은 천안 대표 호두과자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튀김소보로호두과자, 옛날단팥빵, 양갱, 앙버터호두과자 등을 출시했다.

천안호두과자가 단순한 길거리음식이 아닌 천안의 명물이자 자랑으로 거듭나기 위해 앙금개발 등 다양한 연구에 나서고 있다.

빵의 도시 천안 그 뒤에는 빵마을 뚜쥬루가 든든히 지키고 있다.

‘느리게 더 느리게’마음처럼 매일 빵을 굽는 뚜쥬루는 천안에만 4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매일 천안 팥을 끓이고 천안 쌀을 제분해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단일점포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뚜쥬루돌가마점에는 시그니처인 국내 최초 빵돌가마가 있다.

파삭한 파이지를 감싼 속에는 직접 끓인 팥앙금을 품은 돌가마만주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이곳의 슬로건처럼 느린 거북이를 상징하는 거북이빵 역시 한입 가득 들어오는 크림이 매력적이다.
 

▲ 본정 초콜릿 전경. 사진=윤지수 기자
▲ 전통 질그릇인 옹기에 담아낸 초콜릿. 사진=윤지수 기자
▲ 풀문 전경. 사진=윤지수 기자
▲ 오렌지망고빙수(왼쪽)과 치즈빙수. 사진=윤지수 기자

◆디저트의 천국 청주

최근 SNS 등을 중심으로 청주는 디저트의 성지로 통하고 있다. 보기도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화려한 비주얼은 물론 뛰어난 맛으로 젊은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청주에는 우리밀케이크, 쫄쫄이호떡, 마카롱 등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가 넘쳐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본정초콜릿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초콜릿을 넘어 정과 사랑을 파는 본정초콜릿은 전통 질그릇인 옹기에 담아낸 초콜릿이 있다. 여기에 인삼, 대추, 녹차, 청매실 등 전통적인 재료가 더해진 초콜릿은 동서양의 조화는 물론 대표 관광기념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충북 제천의 한방재료를 더한 기억력초콜릿이 수험생 및 학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역향토기업답게 쿠키에 청주를 표시해 놓은 청주사랑쿠키도 있다. 초콜릿의 달콤한 맛은 빼놓을 수 없는데 이곳에는 초코시트 사이 씹히는 초콜릿 조각과 부드러운 크림이 더해진 초코마숑케이크가 대표적이다.

여름을 대표하는 디저트는 빙수다.

청주에는 치즈빙수 원조가 있다. 수암골 중턱에 위치한 ‘풀문’은 2011년 세계최초로 케이크형 빙수를 선보였다. 달달한 우유얼음 위에는 크림치즈 함량 90% 이상의 핸드메이드 치즈케이크 조각이 올라간다. 빙수맛집 답게 치즈빙수 외에도 블루베리요거트, 벨리에초콜릿, 캐러멜치즈빙수 등 11가지를 골라먹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커지고 발전하는 빵지순례, 빵투어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충청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비슷한 세 지역이 함께 성장하려면 ‘상품고유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베이커리 산업이라는 동일한 만큼 그 상품성에 있어 서로 모방이 용이하다는 것.

그 결과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각 도시 별 특색을 반영한 고유의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별 특성을 잘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현정 백석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세 개 도시의 접근성과 관광지 특성을 활용하여 세 도시를 연계한 구르메 투어(식도락 여행)를 기획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베이커리 산업 관계자들 그리고 관련 전문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한 산업관광 투어와 같은 관광 상품도 시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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