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전종규 기자] 6·1 지방선거 출정 국면 시점에 터진 국회의원 성추문 사건에 천안지역 표심이 동요하고 있다.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밝힌 박완주 의원(사진 ·천안 을) 보좌진 ‘성비위 의혹’ 이라는 충격적 사건은 이번 지방선거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과거 성추행 사건에 기인해 치러진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 전례에 비춰볼 때, 성비위 의혹 당사자인 박 의원이 속했던 더불어민주당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21년 4월 성추행 당사자인 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의 중도사퇴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시 야권인 국민의힘 후보가 모두 당선됐기 때문이다.

박 의원의 개인적 비위가 민주당 소속 모든 후보들과 직접적 관계는 없다 하더라도, 성문제에 민감한 여성층과 진보층 지지율에 끼치는 간접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박완주 의원 성비위 사건이 표심을 채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표심을 흔들어 보수정당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지역의 진보 원로정치인 A씨는 “과거 자당 소속 선출직 단체장들의 성추문으로 줄지어 도중하차 시킨 전력이 있는 민주당에게는 아주 곤혹스런 대형악재”라며 “박 의원의 성추행 이슈가 전면화 되면 지방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완주 의원
박완주 의원

민주당을 바라보는 지역민심도 곱지 않다. 특히 박 의원 골수 지지층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회사원 김 모 씨(40 천안 불당동)는 “선거 때마다 민주당 소속 후보에 표를 찍었다. 민주 정의 인권에 가치를 두고 있는 민주당의 정치 철학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번사건을 접하면서 그들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참담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공무원 정 모 씨(38 직산읍)는 “10년 넘게 지지해 왔던 사람이었고 정당이었는데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박 의원은) 의원직을 즉각 사퇴하고 세 차례나 국회에 보내준 천안시민들에게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대 여대생 최 모 씨(백석동)는 “정치인들의 이중성에 대해 환멸을 느낀다”며 “진보진영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안희정 사태와 마찬가지로 박 의원의 성비위 사건이 실익을 더 중시하는 유권자들에게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완주 의원의 지역구인 ‘천안을’은 젊은층 인구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진보성향 지역으로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이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터진 3선 국회의원 성추문 의혹사건이 6월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천안정가에 초미 관심사로 떠오르고있다.

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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